코로나19 사태에 온라인 쇼핑 급성장 속 패션 플랫폼도 질주
MZ세대 겨냥 브랜드 입점에 전용 센터도 설립…“충성고객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패션업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사몰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통단계를 줄여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고공행진 하며 시장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증권가·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주요 대형 패션업체들의 자사몰 부문 매출 기여도는 낮은 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SI빌리지’의 지난해 매출은 13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8%에 불과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SF샵’과 한섬의 ‘더한섬닷컴’도 각각 10%대에 그쳤다. 그나마 LF의 ‘LF몰’이 지난해 매출로 5500억원을 벌어들이며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반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무신사 거래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에이블리도 출시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6000억원을 넘어섰고 연간 거래액도 4000억원까지 뛰었다.
패션 플랫폼의 성장세에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인수했고, 브랜디는 지난달 네이버와 산업은행 1호 이커머스 투자기업으로 선정됐다.
에이블리 역시 이번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총 7개사로부터 6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전통 패션업계는 온라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자사몰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사몰을 통해 확보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개선할 수 있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몰을 통해 고객이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지, 언제 방문을 하는지, 어떤 경로로 찾아오는지 등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LF는 LF몰에서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패션 뿐 아니라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다양한 브랜드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매주 수요일마다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SF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좋아할만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점을 늘리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SF샵은 최근 인기 있는 르메르, 아미 등 수입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며 신진 디자이너, 골프 브랜드, 뷰티·라이프스타일 등의 브랜드 입점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품·스타일링 추천, 당일 퀵배송, 온라인 패스트트랙(SSF샵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픽업, 교환, 반품 가능) 등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빈폴, 남성복, 여성복 등 기존 브랜드들은 젊은 감성을 입힌 상품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성된 온라인 전용 라인도 점차 확대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섬의 더한섬닷컴의 경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노세일 정책을 유지하며 프리미엄 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더한섬닷컴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의류를 수거해 세탁한 뒤 집으로 배송해주는 ‘프리미엄 세탁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스마트온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이 센터는 더한섬닷컴, H패션몰 등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주문된 물량의 물류를 전담하는 것으로, 연간 처리 물동량이 1100만건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물류 처리 시간도 기존 이천 통합물류센터와 비교해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단축될 전망이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이천 통합물류센터의 물동량(2000만건)과 합쳐 온·오프라인 전체 연간 처리 물동량이 3100만건에 달할 것”이라며 “최적화된 온라인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