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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배달까지? KB국민·신한銀, ‘비금융’ 판 키우기


입력 2021.06.28 11:37 수정 2021.06.28 11:3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알뜰폰 ‘리브엠’ 내달 신규 요금제 대출상품 출시

“배달도 은행 앱으로” 신한, 연말 서비스 선 봬

빅테크 대응과 고객 데이터 확보 위한 전략

KB국민은행(왼쪽)과 신한은행 사옥 ⓒ 각 사 제공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비금융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더한다. 생활밀착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은행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데이터 기반의 사업 기틀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통신’, ‘유통’ 부문의 혁신금융서비스 서비스 정교화에 한창이다. 우선 KB국민은행은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알뜰폰(MVNO) 서비스인 리브엠(LiivM)을 재정비 중이다. 다음달부터 기본 요금제를 최대 70%까지 낮춘 신규 요금제 14종과 단말기 대출 상품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을 2년 더 연장받았다. 리브엠은 금융권 최초로 이동통신업계에 진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저조한 가입자 실적, 판매 과정에서 은행 노조가 과도한 실적 압박 등을 이유로 서비스 연장을 강력 반대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는 통신업이 고유업무보다 과도하게 취급되지 않도록 하는 부가조건을 달고 연장을 허가했다.


은행 측은 리브엠 ‘시즌2’기를 맞아 현재 10만여명 수준인 가입자 확대 모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달부터 반려동물 특화 요금제, 선착순 5G 요금제, 소통 이벤트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엠 시즌 1기는 알뜰폰 사업을 위해 초석을 닦았다면,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연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음식배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음식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인성데이타와 협업을 맺고, 핀테크 기업인 '핑거'에 배달앱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겼다. 관련 사업 입찰공고에 따르면 음식 주문 고객용 앱 구축, 다양한 결제수단이 가능한 자체 PG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수수료를 공공앱 수준으로 낮춰 경쟁력을 가져간다. 자체 PG시스템을 통해 기존 배달앱보다 업체에 정산을 빨리 해주고,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영업자나 배달 노동자들을 위한 대출서비스까지 염두에 둔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150억원 가량을 들여 배달플랫폼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다만 배달앱 업계는 선두업체가 과반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금융업체 관점에서 음식점과 배달노동자, 고객들에게 제공할 차별화 혜택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모바일 인덱스)은 1위 ‘배달의민족’이 63.1%, 요기요 32.2%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혁신금융서비스는 아니지만 비금융 사업 전개중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에 실손보험, 미술품 소액 투자는 물론 연내 택배 픽업 서비스까지 시작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부터 ‘하나원큐’ 앱에서 중고차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파격 변신은 빅테크에 맞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시도 차원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입으로 산업들의 경계가 붕괴되면서, 금융서비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플랫폼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시도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의 ‘드라이브스루 환전소’는 미미한 환전건수 성적으로 결국 1년간 표류하다 실패한 바 있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했던 혁신금융서비스 사례 중 첫번째 실패작으로 남게됐다. 그럼에도 비금융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비금융 사업 진출은 자체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도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더 확대하는 등 디지털금융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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