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 판매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생명보험사들마저 가입 문턱을 높이고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실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에 2년 내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가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같은 경우에 대해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도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둔 지난 5~6월부터 가입 문턱을 높여 왔다. 삼성화재는 최근 2년간 진단·수술·입원·장해·실손 등 명목으로 받은 보험금이 모든 보험사를 합쳐 50만원을 초과한다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했고, 삼성생명도 2년간 보험사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이 100만원을 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조건을 최근 심사 기준에 추가했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의 4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둘러싸고 일고 있는 움직임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실손보험의 손해율과 적자폭이 동시에 늘어나자 보험 가입자 자기부담률을 높이는 방식의 새 실손보험 도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달부터 4세대 실손보험이 시장에 선을 보이게 됐다.
하지만 실손보험 운영으로 인한 손실을 염려한 보험사들의 판매 중단이 잇따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부터 실손보험 취급을 중단했다.
AIA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은 2011~2013년에 걸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 KB생명 등도 잇따라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