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세균 '스캔들' 추궁에 결국 '폭발'
丁 "스캔들 해명 요구 회피 부적절" 비판하자
李 "바지 내리면 되나? 어떻게 하란 거냐" 버럭
李, 기본소득 협공 당하자 "순차적으로 도입"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2차 TV토론회는 또 다시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로 펼쳐졌다. 분위기는 지난 3일 열린 1차 TV토론회보다 더 살벌했다. 후발 주자들은 '기본소득론', '여배우 스캔들 의혹', '영남 역차별 발언' 등을 고리로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김부선 스캔들' 논란에 대한 해명을 거듭 요구받자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정세균 후보와 단일화한 이광재 의원을 뺀 8명이 참여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박용진 후보였다. 박 후보는 "지난번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기본소득을 임기 내에 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왜 자꾸 말을 바꾸느냐"며 "(이 후보가) 지난 2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26조 원이 들어가는 1인당 5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흉볼 것 없다. 그 양반은 한 말이 없지, 한 말을 뒤집은 적은 없다"며 "국민들은 거짓말하는 정치인, (말을 바꾸는) 카멜레온 정치인을 제일 싫어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세균 후보도 가세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는 201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낸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책에서 국민 1인당 연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또 수억 원을 내고 미국 타임지에 광고도 하고 작년 전국 각지에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도 출범시켰다"며 "국민 모두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은 기본소득이라고 알고 있고, 저도 홍길동도 그렇게 알고 있다. 말과 입장을 바꾼 거라면 국민들께 사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공식적 선거 운동 개시 전에 (공약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 '공약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며, 기본소득은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며 "다만 많은 재정이 필요하고 구조적·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중기·장기로 나눠서 단계적·순차적으로 시작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후보는 "대통령이 갖출 덕목 중에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 소위 '스캔들' 해명 요구에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형수·친형과의 욕설 녹음 파일 논란을 거론하며 "저의 불찰이고 당연히 사과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가 "소위 '스캔들'에 대해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이 후보는 "제가 바지를 한번 더 내리면 되겠나.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따져 물었다.
앞서 여배우 김부선 씨가 지난 2018년 이 후보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실제로 봤다며 거듭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 검증을 받은 후 의료진으로부터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로부터 "'영남 역차별' 발언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도 "수도권과 지방의 역차별이라는 (이 지사의) 해명은 원래 발언에 대한 진실한 해명이 아니다"며 "늘 이재명 후보는 '그 맥락을 봐야 한다', '오해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후보 단일화도 화제에 올랐다. 김두관 후보가 추미애 후보에게 '명추(이재명·추미애) 연대' 가능성을 묻자 추 후보는 "가장 개혁적인 주장을 하는 분과 경쟁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낙연 후보는 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선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