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4위 스텔란티스 전동화 전략 발표…삼성·LG 등과 협업 가능성
유럽·북미 완성차 중심 배터리 협력 강화…"기술·밸류체인 강화해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로드맵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전기차 시장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빠른 시장 장악력 확대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사와의 협업에 주력하고 있다. GM(제너럴모터스)-LG에너지솔루션, 포드-SK이노베이션이 '합종연횡'을 선언한 데 이어 스텔란티스-삼성SDI와의 협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K배터리'의 글로벌 위상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는 8일(현지시간) 'EV 데이 2021'를 열고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양산에 300억 유로(40조8234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유럽 판매는 70% 이상을, 미국에서는 40% 이상을 전기차·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스텔란티스의 유럽과 미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4%, 4% 정도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가 합병한 회사다. 피아트·마세라티·크라이슬러·지프·푸조·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14개 브랜드는 차례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JV) 형태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3개국과 북미에 총 5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로이터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용 배터리 제조를 위해 미국에 3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고려중이라며 스텔란티스의 북미 공장의 파트너사로 삼성SDI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SDI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할 지 또는 독립 법인을 출범시킬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진출 형태, 투자 규모, 시점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조만간 삼성SDI가 해외 진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완성차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새롭게 1위 다툼에 나선만큼 기술 우위를 갖춘 LG·삼성·SK 등 'K배터리'와 서둘러 손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하려면 전기차 생산 규모를 늘리는 것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선진 기술을 탑재한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GM과 포드는 특히 LG·SK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시장 장악력을 늘리고 있다. 앞서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와 전기차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볼보는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차종을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아우디는 2026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신차는 순수 전기 모델로만 출시할 예정이다.
BMW는 2024년부터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3년부터 새로운 통합 셀(unified battery cell)을 도입해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 80%에 탑재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 계획에 예정대로 이행되려면, 배터리 기술 우위를 갖춘 K배터리나 중국 CATL 등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가속화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절호의 시기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 뿐 아니라, 소재 확보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날 열린 '2030 이차전지 산업(K-배터리) 발전 전략'에서 우리 기업들은 대규모 연구개발(R&D)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40조6000억원을 투자해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문 인력도 매년 1100명 이상 양성한다. 초격차 기술 지위를 확보해 배터리 1등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소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이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일본을 제치고 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도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에서는 중국에 크게 뒤쳐지고 있는 만큼 민간 보다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