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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방구석 작곡가' 홈레코딩에 힘 잃어가는 오프라인 녹음실…하향평준화 우려


입력 2021.07.13 13:39 수정 2021.07.13 14:0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양질의 사운드 구현 어려워" VS "차이 유의미하지 않아"

ⓒ픽사베이

PC, 모바일 기기들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해가면서 누구나 홈레코딩을 통해 작업물을 음악으로 발표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고가의 전문기계를 통한 녹음이 필수가 된 시대와 달리 홈레코딩 장비만 있으면 편리하게 '데뷔'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 등의 플랫폼 사용자가 늘어난 것 역시 홈레코딩 대중화에 힘을 실었다. 유튜브를 통해 작곡, 녹음, 믹싱 등의 방법을 공유하는 영상들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음원을 공개하고 불특정 다수들이 이들의 노래를 듣는다. 작곡가 지망생들은 사운드 클라우드에 자신이 만든 작업물을 공유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기성 작곡가들 중에도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를 통해 인재를 찾는다.


이에 보통 세시간 반에 3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오프라인 녹음실은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한 녹음실 관계자는 "기존의 가수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녹음실을 찾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신인 작곡가나 신인 가수들이 찾는 횟수는 줄고 있다.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녹음에 돈을 쓰면 바보'가 되는 인식이 자리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집에서도 레코딩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더해 노래들이 잠깐 소비되는 형태로 가고 있는 것 역시 녹음실의 존재 가치가 상실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음원을 발표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완성도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녹음실에는 전문기기가 구비돼 있어 양질의 사운드를 보장한다. 하지만 홈레코딩의 기본적인 장비만을 이용해 작업하다보면 구현할 수 있는 사운드는 제한되고 장비의 차이에서 오는 완성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작곡가는 "홈레코딩한 노래들을 들어보면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다. 말도 안되는 사운드로 작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거의 혼자서 작곡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자신의 곡이 어떤 사운드를 내고 있는지, 이 곡이 대중화되기에 적합한 곡인지 판단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작곡가는 "춘추전국시대처럼 과도기인 것 같다. 검증되지 않은 실력으로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혼자 방에서 노래를 들을 때와 매체로 음악을 들을 때 사운드의 차이가 있는데, 이 점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노래로 발표하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반면 오프라인 녹음실의 몰락은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관계자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장비의 차이는 요즘 시대에 유의미하지 않다. 녹음의 퀄리티보다는 믹싱과 마스터링으로 승부를 경우가 더 많다. 홈레코딩으로 저렴하게 완성했더라도 믹상, 마스터링 과정에서 사운드의 균형이 맞으면 결과물이 괜찮은 경우가 많다. 장비를 갖추고 있는데 비싼 돈을 내며 갈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장비의 차이가 물론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만 구분할 뿐, 대중이 듣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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