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지난주 비해 코로나19 확진자수 58% 폭증
취소론 불거지자 스가 총리 "도전하는 것이 정부 역할"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 50000 명에 육박할 만큼 폭증한 가운데 도쿄올림픽 취소론까지 불거지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수습에 나섰다.
지난 20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무토 사무총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주시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주최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감염 사례가 급증한다면 (취소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림픽과 관련해 영향력 있는 인물의 발언은 도쿄올림픽 취소 여론에 불을 붙였다.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 1832 명 발생했다. 지난주에 비해 58% 증가한 수치다. 도쿄도는 현재 추세대로 감염 확산이 이어지면, 올림픽이 한창인 다음 달 3일 확진자가 2000 명을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자칫 올림픽이 코로나 추가 확산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버블 방역 시스템’이 사실상 깨졌다는 진단까지 나오면서 선수촌 내에서도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도쿄올림픽 강행을 선언하면서 “버블 방역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안전한 대회를 자신했다.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취재진)가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버블 방역 시스템의 핵심이다.
그러나 개막 전부터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고, 올림픽 관계자들의 외부 환경 접촉도 어렵지 않게 이루어지면서 버블 방역 시스템은 이미 붕괴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IOC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이 시작되면 많이 분위기가 바뀔 것이다. 우리 옵션에 올림픽 중단이나 취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불거지는 중단론-취소론 대해 스가 총리도 진화에 나섰다.
스가 총리는 21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윔블던 테니스 대회와 유관중 축구경기 등을 개최한 영국의 사례를 들며 “(일본의)감염자 수를 비교하면 전체 감염자 수가 (일본이)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감염 예방을 위해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편하지만, 도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강행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 지지율의 성적표를 받아든 스가 총리는 "도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지만,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올림픽 개최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아사히신문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4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올해 개최 반대 응답이 55%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도 무리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현재 최악의 상태인 영국을 비교 대상에 놓고 있다. 훤히 보이는 앞을 외면하고 현재의 수치를 꺼내들고는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면 우호적 여론이 생겨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현 상황만 모면하려는 얄팍한 생각이다.
이후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빠졌을 때, 스가 총리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