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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댄스 김연경, 쉽지 않았던 첫 스텝 “케냐 잡고 일본도...”


입력 2021.07.26 09:05 수정 2021.07.26 09:0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도쿄올림픽] 1차전 브라질과의 대결서 0-3 패

예상한 패배 속에도 2세트 접전은 유의미

케냐-일본-도미니카 잡으면 8강 대진도 수월

김연경 ⓒ 뉴시스

‘배구 여제’ 김연경(상하이)의 라스트 댄스 첫 스텝은 예상대로 순조롭지 않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랭킹 14위)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예선 A조 첫 경기에서 브라질(랭킹 3위)에 세트 스코어 0-3(10-25 22-25 19-25) 완패했다.


에이스 김연경이 12점으로 분투했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의 힘과 높이는 극복하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패배가 유력했던 브라질전에서 2세트 대등한 승부를 펼친 것에 만족해야했다.


한국은 김연경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를 레프트로 세우고, 김희진(IBK기업은행)을 라이트로 배치했다. 센터는 양효진(현대건설)과 김수지(IBK기업은행)가 맡았고 세터는 염혜선(KGC인삼공사)에게 맡겼다.


브라질 서브에 무너져 1세트는 이렇다 할 공격도 펼쳐보지 못하고 내줬다. 2세트부터는 전략대로 강서브로 브라질의 범실을 유도하면서 2세트 막판까지 22-22 접전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기마레스의 후위 속공을 막지 못했고, 이소영(KGC인삼공사)의 오픈 공격마저 브라질 블로킹 벽에 막혀 2세트도 내줬다. 3세트에서도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브라질의 강력한 공격을 막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김연경 하나로 브라질이라는 높은 벽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브라질은 페르난다 로드리게스(17점), 기마레스(16점), 탄다라 카세이타(10점) 등 공격수들이 고른 활약을 나타냈지만, 한국은 김연경과 박정아(9점) 외 공격에 힘을 더한 선수는 없었다.


예상대로 라스트 댄스의 첫 스텝은 쉽지 않았다.


NBA 스타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를 감명 깊게 봤다는 김연경은 출국장에서 마지막 올림픽이 될 도쿄에서의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라스트 댄스'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김연경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도 2012 런던올림픽에서 MVP로 선정됐던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은 마지막 올림픽이라 더 간절하다. 메달 하나는 꼭 따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고액 연봉을 받으며 유럽 무대에서도 맹활약한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이룰 것을 대부분 이뤘다. 터키 리그 MVP, 유럽 챔피언스리그 득점왕-MVP, 올림픽 득점왕과 MVP까지. 올림픽 메달만 없다. 김연경은 과거 올림픽 메달에 대해 “오랜 꿈”이라고 말했다. 서른을 넘어선 김연경에게 2020 도쿄올림픽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절실함을 안고 맞이한 마지막 대회서 첫 판은 졌지만, 여전히 8강행을 넘어 메달로 가는 길은 열려 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브라질과 세르비아·일본·도미니카·케냐와 A조에 편성됐다. 조별 예선을 거쳐 상위 4개국이 8강에 진출하는데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케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김연경도 경기를 마친 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브라질전 패배는 아쉽지만 다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 케냐를 꼭 이기고 두 팀(도미니카공화국-일본) 중 한 팀에 꼭 이겨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달했다.


세르비아(8월2일)는 랭킹 13위지만 현재 전력으로는 A조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힌다. 김연경 말대로 27일 케냐(24위)를 잡고 29일 도미니카공화국(6위) 또는 31일 일본(5위) 중 한 팀을 꺾는다면 각조 상위 4개팀이 진출하는 8강에 오를 수 있다.


더 나아가 세르비아를 제외하고 다른 팀을 모두 꺾는다면 8강에서 토너먼트 대진도 한결 수월할 수 있다.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의 메달도 꿈꿀 수 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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