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맹활약
아시안게임 발탁 논란 완벽히 잠재우며 반전 스토리
오지환이 이번 도쿄 올림픽서 반전 스토리를 써나갈 채비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에서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오는 31일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승리를 얻는다면 B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 A조 1위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김경문호는 선발 원태인과 중간 계투 최원준,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이 나란히 홈런으로 실점하며 9회에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불안했던 마운드와 달리 타선은 활활 타올랐고 그 중심에는 유격수 오지환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이날 오지환은 4회 동점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오지환의 맹타가 없었다면 이스라엘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오지환에게 태극마크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3년 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선동열 전 감독이 이끌던 야구대표팀에 승선했다.
오지환의 발탁을 놓고 병역 혜택을 주기 위한 배려라는 논란이 불거졌고 급기야 정치권에서도 이 사안이 불거지며 대회 후 선동열 감독이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부터 대회가 끝나고 나서도 오지환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대회 기간에는 장염까지 찾아오며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팬들의 조롱과 비난은 도를 지나칠 정도였다.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오지환은 한층 더 성숙한 선수로 거듭났고 이제는 대표팀 부동의 넘버원 유격수로 자리 잡으며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수비에서도 제 포지션인 유격수 역할을 충분히 해낸 오지환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타격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이스라엘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다가올 미국전에서 타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위기의 한국 야구를 구해낼 난세영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