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조직 폭력 사건을 담당하던 한 판사가 조깅하던 도중 고의로 달려든 차량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 장면은 CCTV에 생생하게 촬영돼 유포되면서 현지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5시께 동부 자르칸드주 단바드의 자택 근처에서 조깅하던 오탐 아난드 판사가 3륜 택시(오토릭샤)에 치여 사망했다고 30일 NDTV 등 인도 언론이 보도했다.
문제의 3륜 택시는 즉시 달아났고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뺑소니로 수사했다. 하지만 이후 인근 CCTV에 찍힌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아난드 판사는 왕복 4차선 도로변을 따라 뛰고 있었다. 이어 등장한 3륜 택시는 1, 2차선 경계선에서 도로변으로 방향을 꺾은 후 판사를 향해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달려들었다.
무방비 상태로 들이 받힌 판사는 옆으로 쓰러졌으나 이 차는 정차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직진해 자리를 떠났다. 아난드 판사는 행인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CCTV 영상이 공개되자 해당 사안을 뺑소니 사고에서 살인 사건으로 변경한 후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살펴보면 차가 아난드 판사를 고의로 친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끝에 경찰은 해당 3륜 택시를 찾아 압수하고 택시 운전사 등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NDTV는 아난드 판사가 단바드에서조직 폭력 관련 살인 사건을 많이 다뤄왔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도 폭력배 2명에 대한 보석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난드 판사의 가족은 경찰이 수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자르칸드주 법원장인 라비 란잔은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경우 중앙수사국(CBI)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경고했다.
N.V. 라마나 인도 대법원장도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해당 사건에 관해 “판사들은 거대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때로는 뺑소니라는 이름으로 살해당한다”, “이런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