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급부상으로 글로벌 투자금액 40조5천억달러로 증가
지배구조 관련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강화, 컨트롤타워 신설
"시장 경쟁력 확보와 질적 성장 위해 자발적으로 ESG 추진 필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으려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자본시장에서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장려돼야 하며 규제 관점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8일 발표한 'ESG의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과 기업가치'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ESG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합성어로서 기업 활동에 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SG는 기업·금융·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제 ESG는 더 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지난 2004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ESG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도를 살펴보면 최근 3년 사이에 ESG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재무적 요소인 ESG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로 지속가능성 측면의 경영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ESG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경영방침이 되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ESG 성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SG를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금액이 지난 2014년 21조4000억달러에서 2020년 2배 규모인 40조5000억달러로 증가했다.
2020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최우선 순위를 ESG로 발표했으며 국민연금도 내년까지 전체 운용 자산의 절반을 ESG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지배구조(G) 개선 사례를 조사한 결과,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성과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진 보상과 다양성 측면 보완 등을 강조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분리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ESG 경영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이 이사회 구조 개편 등 지배구조 개선에서 성과를 낸 것은 반기업 정서가 강한 국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성과가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한경연은 부연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ESG가 재무적 성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ESG 도입에 주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관련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ESG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와 유의한 영향이 없다는 상반된 연구결과가 공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ESG가 새로운 기업 경영방침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ESG가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예컨대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ESG 경영으로 단순히 대응하면 수익성을 낮추고 재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ESG는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ESG를 개별 기업의 수익성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기업은 수익성과 ESG를 연동시킨 모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투자자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시장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공시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율적으로 작성하고 공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으로 먼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자산 2조원 이상, 2030년 이후에는 전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ESG가 자본시장에서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장려돼야 하며 정부의 압력이나 규제 관점으로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