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정의선, 미래세대 위해 '수소 발자국'으로 '탄소 발자국' 지운다


입력 2021.09.07 15:59 수정 2021.09.07 16:3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미래세대 위해 기후변화 해법 모색…전세계 동참 호소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결책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

국경을 초월한 행보로 수소를 글로벌 의제로 격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에서 트레일러 드론 모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수소는 인류가 환경재앙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강력한 솔루션 중 하나임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 우리가 바라는 수소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많은 동참이 필요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수소사회 비전인 ‘수소비전 2040’과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의 청사진을 소개하면서 국제적인 협력을 호소했다.


정 회장은 이날 단순히 현대차그룹이라는 개별 기업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변화의 해법으로 ‘수소’를 제시하고 그 물결에 동참해 줄 것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 심지어 경쟁사들에게까지 요청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수소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국내외에 수소사회의 비전을 전파하는 데 노력해온 정 회장이 좀 더 단호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수소의 물결(Hydrogen Wave)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정의선’이라는 이름을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색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연관어로 ‘수소’가 등장한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그룹 최고경영자로는 이례적이다.


이는 정 회장의 굵직한 글로벌 수소 행보, 즉 수소 발자국에 기인한다. 그는 그룹 차원의 비전 발표는 물론 국내외 다양한 공식 석상에서 수소사회 구현의 당위성을 역설해 왔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재의 수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고, 시간과 비용 등에서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수소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 분야에 어느 정도를 투자해 어느 정도 이익을 내겠다’는 식의 사업가로서의 시각이 아니다. 그는 우리세대 책임과 의무의 관점에서 수소를 바라본다.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수소기술이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지 않느냐”고 강조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월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그에게 태초의 청정 에너지 수소는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솔루션이다.


이날 행사에서 정 회장은 “우리 앞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수소사회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일 수 있으며, 아까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고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구의 환경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이 수소라고 단언한다.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모두 발언 등에서 인류, 지구, 기후변화 등의 표현을 수차례 힘줘 반복했다. 환경, 온실가스, 이상기후, 온난화 등도 언급했다.


정 회장의 신념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미국 주요 인사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구체적으로 엿볼 수있다.


그는 “수소는 사업의 난이도도 있고, 단기간 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 세대가 뚫고 나가서 이뤄내지 못한다면, 우리 아들 딸 세대가 우리에게 뭐라고하겠는가. 기후변화를 이렇게 걱정하는데, 아버지 세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볼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는 역할을 하고 반드시 극복하고 해내야 한다”고피력했다.


정 회장의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감은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준비 단계에서도 표출됐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수소를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좋겠다. 미래 세대가 와서 관심 있게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어린이들이 수소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수소 캐릭터를 만들고,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변모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실질적 해법에 대한화두를 제시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후변화 극복을 위해서는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XCIENT Fuel Cell)’ 10대가 2020년 7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스위스로 향하는 '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20여년 간 대규모 투자로 수소 기반 기술 및 수소전기차 개발에 노력해전 세계수소 에너지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특정 회사, 특정 국가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전지구적 차원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일례로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초 미국 에너지부(DOE)마크 메네제스(Mark Menezes)당시 차관을 만나미국 내 수소 저변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공식 면담에 이어 메네제스 차관과 수소전기차 넥쏘에 동승해 대화를 나누고, 넥쏘의 자율주차 기능을 직접 선보였다.


미국 주지사협회 동계회의 리셉션에도 참석해 수소의 친환경성 등을 설명했다. 수소전기차의 공기 정화 기능을 지켜보던 당시 주지사협회 회장 래리 호건(Larry Hogan) 메릴랜드 주지사는 넥쏘가 정화한 공기를 마시는 신뢰를 보였다.


2020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수소위원회 총회에서는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수소사회 구현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2019년 6월 일본 나가노현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는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역설했고, 지난 5월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연설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와 시민들의 행동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2월 16일 포항 포스코 청송대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 (사진 왼쪽 첫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 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정의선 회장은 국내 수소관련 대표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수소기업협의체’ 산파역도 맡고 있다.


9월초 공식 출범 예정인 수소기업협의체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23년 동안 불모지 헤치며 수소의 역사를 써온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 23년 동안 불모지를 묵묵히 헤쳐오며 수소의 역사를 써왔다.


수소 비전이 전세계에서 주목받기 이전부터 기술과 의지를 축적하는 시간을 가졌다.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 구성이 출발점이었다.2년후인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퓨얼셀 파트너십(CaFCP)에서 현대차는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며 의지를 표출했다.


당시 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수소전기차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불확실한 전망과수익성 등을 이유로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달랐다. 수소에너지의 친환경성과 확장성 등에 대한 확신을놓지 않고,흔들림 없이 대규모의 자원과 인재를 수소 기반 기술 개발에 투입했다.


결국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을 확보해 승용과 상용 모두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시대를 열었고, 204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의 대중화를 이루는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 내부적으로 기술을 축적하는 동안 수소를 글로벌 의제로 끌어 올렸다.


정의선 회장은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기간 중 설립된 글로벌 CEO 협의체 ‘수소위원회’에 창립멤버로 참여했다.수소위원회는 각국 정부와 협업을 통해 수소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으며, 당시 13개 기업이 가입했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1월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각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 협력하는 글로벌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는 등 국경과 민‧관을 초월한 공조를 강조했다.


2020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들과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대응을 논의하는 등 수소를 글로벌 정상 아젠다로 설정하는데 기여했다.


정의선 회장은 국내외 민간기업과 현대차그룹의 협력도 독려하며, 수소사회 조기 구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10월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Engie) 등과 프랑스 내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9년 6월에는 사우디 아람코(Aramco)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우디내 수소전기차 보급을 포함해 수소에너지와 탄소섬유 소재 개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 중이다.


2020년11월에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Ineos)그룹과 수소의 생산, 공급, 저장,수소전기차 개발에 이르는 통합 수소 밸류체인 구축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7월에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캐나다 넥스트하이드로젠(NextHydrogen)과 수전해 시스템 공동 개발 및 사업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지난 2월 포스코그룹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 추진, 그린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 다각적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SK그룹‧GS칼텍스와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고, 두산퓨얼셀‧LS일렉트릭과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