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한국 영화인 최초 심사위원장
전종서 출연작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 무관
프랑스 오드리 디완 감독의 '레벤느망'(L'evenement)이 제 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레벤느망'은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에 호명됐다. 지난해에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최고상을 품에 안았다. 1932년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여성 감독의 작품 수상은 여섯 번째다.
1963년 프랑스의 한 여대생이 의도치 않은 임신을 한 뒤 낙태를 결심하기까지 겪는 갈등을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제 심사워원장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대상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이 연출한 '신의 손'(E stata la mano di dio)이, 감독상은 '더 파워 오브 더 도그'(The Power of The Dog)의 제인 캄피온 감독이 수상했다. 각본상은 '더 로스트 도터'(The Lost Daughter)로 감독에 데뷔한 배우 출신 매기 질렌할이 탔다.
여우주연상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평행한 어머니들'(Madres Paralelas)의 페넬로페 크루루스, 남우주연상은 '온 더 잡: 더 미싱8'(On the job: The missing 8)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존 아실라가 차지했다.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은 무관으로 경쟁 부문 초청에 만족해야 했다.이번 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황금사자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휩쓴 여성 영화인들의 성과가 돋보였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이 된 봉준호 감독의 활약도 빛났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9일간 21편의 영화를 봤다. 힘들면서도 즐거운 날들이었다"라며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하나. 줄 수 있는 상의 개수가 더 많았다면 더 주고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앞서 봉 감독은 1일(현지시간) 개막식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영화인들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역으로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영화의 강인한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며 "코로나19는 반드시 지나갈 것이고,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계속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영화계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