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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떼 내는 SK이노베이션…남은 과제는?(종합)


입력 2021.09.16 11:15 수정 2021.09.16 17:1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신설법인 IPO 등 투자재원 확보 나설듯…존속법인도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 필요

'주주달래기' 위한 주주환원정책 관심…SK이노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개"

SK이노베이션은 정관 일부 개정 및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E&P)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사진은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분사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등 업계 우려가 증폭된 상황에서 하루 빨리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동시에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중심의 성장전략(Carbon to Green)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집중적으로 키워나가는 데도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E&P)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


두 신설법인의 분할 안건은 80.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 외에 지배구조헌장 신설,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일부 정관 개정 안건도 97.9% 찬성으로 통과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일 이사회에서 배터리 및 석유개발사업이 가진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두 사업에 대한 분할을 의결한 바 있다.


사업 분사 발표 이후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 기관들이 대부분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분사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주)SK 등 특수관계인 33.4%, 국민연금 8.05%, 소액주주 27.48%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기관은 26%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기관투자자·외국인들이 SK이노베이션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분사안 의결로 SK배터리(가칭)와 SK E&P(가칭)는 10월 1일부로 각각 정식 출범하게 됐다. 이번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각각 신설되는 회사로 이전된다.


다만 이번 분할을 놓고 소액주주들과 국민연금의 반대를 받아왔던터라 향후 사업 성장성 확대 및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부는 분할 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보유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배터리 사업 분할 발표 직후 주가는 8%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역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설법인과 존속법인 사업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10월 1일 공식 출범하는 SK배터리(가칭)는 내년 중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 여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배터리 사업은 ‘1테라와트+α’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연간 조 단위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절실하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기가와트아워)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켜 가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관 일부 개정 및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E&P)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사진은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총장)ⓒ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글로벌 톱티어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기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 받아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이뤄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신설법인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존속법인이 되는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역시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석유개발 사업을 분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R&D, 사업개발 및 M&A 역량 강화를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이미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 7월 1일 스토리데이에서 밝힌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분할 후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중심의 성장 전략(Carbon to Green)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BMR과 같이 새로운 성장 사업을 개발·육성하는 그린 포트폴리오 디자이너·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역량 확대와 더불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통한 '주주달래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2021년 실적이 가시화되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연간 실적 및 성장을 위한 투자 소요,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주주환원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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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경 2021.09.17  08:45
    전기차 폐배터리 관련 신규 사업 발굴 및 시장 선점 방안 세미나 안내입니다 : Recycling / Reuse 
    https://www.kecft.or.kr/shop/item20.php?it_id=163115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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