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문정부 찔러본 북한, 연락선엔 '무응답'


입력 2021.09.27 12:24 수정 2021.09.27 17:1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김여정 내세워 '유화 메시지'

'행동'은 삼가며 관망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에서 걷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위횐 부부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며 문재인 정부 '찔러보기'에 나선 북한이 통신연락선엔 응답하지 않았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남측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며 공을 떠넘긴 만큼, 유화 메시지를 행동으로 옮기진 않는 모양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시통화에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며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기능이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 역시 이날 오전 군통신선과 관련해 북측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정상은 지난 7월 27일 북한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단절한 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한 북한은 지난 8월 10일부터 또다시 연락선을 차단한 상태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외면에도 오전·오후 두 차례 정기통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난 7월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국방부/뉴시스

단절된 통신선은 지난 주말 김여정 부부장의 '조건부 유화 메시지'를 계기로 또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김 부부장은 지난 25일 발표한 개인명의 담화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종전선언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 등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으로 연락선 복원을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북한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모였지만, 북측이 메시지 이상의 행동은 삼가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무엇보다 김 부부장이 조건을 걸고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북한이 △대남 대적(對敵)사업을 유지하고 점 △남측에 대한 안보위협을 공언한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노선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제반 여건과 김 부부장 담화에 명시된 관계개선 조건을 애써 외면하고, '북한이 대화 의지를 표명했다'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부부장 담화가 "대화의 여지를 능동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주 대변인 역시 "북한도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남북관계의 조속한 회복과 한반도 평화 안정을 바라고 있으며, 종전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문제들을 건설적 논의를 통해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측의 '구체적 행동'이 없다는 점을 의식해 정치적 기회비용이 적은 연락선 재복원 필요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 대변인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간 원활하고 안정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선적으로 남북통신연락선이 신속하게 복원되어야 한다. 정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의 조속한 복원과 함께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하고, 이를 통해 남북 간 여러 현안들을 협의·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 역시 "책임 있는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통신선 복원을 통해 북한의 의지를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통일부 제안에 따라서 북한이 우리 호출에 응답하는 1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