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폴드-플립3’ 기대 이상 흥행…‘갤노트’ 공백 잘 막았다
‘애플의 계절’ 4분기 하락 불가피…‘갤S22’ 조기 등판하나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3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수급이 불균형한 상황에서도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규 플래그십 제품 출시가 없는 4분기에는 보급형 라인업으로 실적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잘 팔았지만…‘갤노트20’ 흥행한 전년비 감소 예상
삼성전자는 8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이 3조5000억~3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신규 플래그십 제품이 없었던 전분기(3조24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했지만, ‘갤럭시노트20’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기록한 전년 동기(4조4500억원) 대비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출시했다. 올해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출시되지 않으면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두 폴더블폰의 국내 판매량은 정식 출시 39일 만인 지난 4일 기준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바(Bar·막대) 타입의 스마트폰을 모두 포함해도 ‘갤럭시노트10’, ‘갤럭시S8’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부품 부족으로 출하량 감소 불가피…4분기 보급형으로 ‘수성’
다만, 제품을 잘 팔았음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동아시아 셧다운과 부품 부족으로 출하량 자체가 부진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000만대 내외로 전년 동기(8800만대) 대비 1000만대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마케팅비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매출이 증가한 것을 보면 출하량은 당초 예상치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마케팅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 중반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신제품 출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가격을 낮춘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20 FE(팬에디션)’로 플래그십 공백을 메웠지만 올해는 부품 부족으로 출시가 연말로 연기되거나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4분기는 전통적으로 애플의 계절로 불린다. 애플은 이날 국내에 ‘아이폰13’ 시리즈를 정식 출시하면서 두 폴더블폰과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신제품을 무리해서 내놓기보다는 폴더블폰 판매에 집중해 대중화를 앞당기는 한편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출하량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4분기는 통상적으로 아이폰의 성수기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각에서 ‘갤럭시S22’의 연말 조기 출시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 플래그십 제품에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시를 앞당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