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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온실가스 40% 감축 한마음?…재계는 "일방적" 반발


입력 2021.10.18 17:18 수정 2021.10.18 17:1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산업계 입장 반영 없어…영향 분석도 불충분"

"기업 해외이전, 고용감소 등 경제 타격 클 것"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탄소중립위원회가 18일 전체회의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기존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상향한 NDC안을 심의·의결한 데 대해 경제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상향된 감축 목표에 대해 “정부와 기업과 국민들이 함께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독려했지만 재계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영향 분석 없이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30년 NDC 상향안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논의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하나, 산업계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이어 “탄소중립 정책은 국가의 중장기 비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신중하게 결정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지난 5월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이후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경제·사회적 영향분석 없이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필요한 비용추계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뒤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과도한 NDC 상향과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기업의 생산설비 신·증설 중단, 감산, 해외 이전으로 인한 연계 산업 위축, 고용감소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는 이제라도 산업계 의견을 전면 재검토해 NDC 목표치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우태희 상근부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감축 목표에서 산업부문 배출량은 초안보다 더욱 강화돼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 부회장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상품 수출이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탄소감축 및 넷제로 달성을 위한 향후 여정은 기업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국민 삶에 큰 도전과제이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향후 혁신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입장문을 내고 2030년 40% 감축목표가 기존 목표인 26.3% 감축에서 13.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50% 이상 상향됐다는 점과, 산업 부문 감축목표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전경련은 “지난 8일 초안 공개 이후 경제계와 산업계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 산업생산의 지속적 증가가 예상되고, 우리 산업의 에너지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획기적인 탄소감축 기술 도입이 어려운 점 등을 제시하며 목표치 조정을 요청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밝혔다.


이어 “향후 국무회의에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가 우리 경제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정책 당국과 산업계의 열린 소통, 현장 수용 가능성을 감안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지원 정책의 단계적 추진이라는 선명한 절차적 합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해 왔다는 점을 언급한 뒤,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중견련은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 NDC 최초안인 40%를 그대로 유지, 확정한 것은 목표치를 발표한 8일 온라인 토론회는 물론, 12일 탄소중립위원회와 산업계간 간담회 등을 완전한 무위이자 요식행위로 재확인시키는 조치”라며 “일상화된 ‘소통의 좌절’을 또 한번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탄소중립 대응은 개별 기업은 물론 산업계 전반의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거대한 과제임에도 단기간의 수치에 집착한 목표하달식의 정책 추진과 무리한 속도전으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생산위축, 투자와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을 야기하는 무모한 시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견련은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 앞서 ‘원점 재검토’를 배제하지 않는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탄소중립위원회 상향안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탄소감축 기술개발을 국가핵심 전략기술에 포함해 지원하고, 친환경 설비구축을 위한 자금 및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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