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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의 인상팍!] 마스크 착용·속도제한도 모자라 백신패스 실화?


입력 2021.10.30 07:00 수정 2021.10.29 18:1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계도기간 2주 적용 이후 접종 미완료자는 헬스장 이용에 제한

‘백신 패스’ 도입이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이라는 지적

백신 접종 안 한 젊은층과 중고생들 사이서 불만 목소리 커질 듯

서울 용산구의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백신 접종 미완료자들은 헬스장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저희도 당황스럽니다. 회원들의 환불권 문의가 이어지고, 진짜 운동을 못하는 거냐고 물어들 보시는데 정부 지침을 따를 뿐이라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서울시 한 헬스장 관계자)


정부가 다음 달부터 헬스장을 비롯한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백신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이용권 연장·환불 등 현장에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실내체육시설에 한해 2주 간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로써 11월 중순 이후부터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때는 '백신패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회원들이 운동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뒤 2주 이상 시간이 지나야 한다.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한다. 만약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이 주 5회 헬스장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코만 최소 3번을 찔러야 한다.


헬스장의 주 이용 고객인 20~30대는 불만이다. 26일 0시 기준 50~70대의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90%를 넘어섰지만 상대적으로 접종이 늦게 시작된 20~40대 청·장년층 연령대는 아직 70% 수준이다.


젊은 층과 중고생들의 경우 백신을 맞고 싶어도 없어서 못 맞은 경우도 있는데 계도기간 이후에도 접종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강제로 운동을 쉬어야 한다.


10월 15일에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30대 기자는 11월 12일에 2차 접종이 예정돼 있다. 11월 14일까지 계도 기간이 끝난 뒤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1월 26일까지는 헬스장 이용이 제한된다.


운동을 할 수 없는 약 2주 간의 시간에 대한 보상 여부를 놓고 헬스장 측과 따로 얘기를 나눠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 물론 수많은 이용객들의 컴플레인을 들어야 하는 헬스장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백신 접종 미완료자들은 헬스장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일상 회복’이 아닌 ‘일상 스톱’이다.


사실 2년 가까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헬스장 이용과 관련한 정부의 지침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숨이 차오를 수 있는 격렬한 운동시 마스크를 쓰게 하라는 지침부터 시작해서 지난 7월에는 ‘그룹운동(GX) 음악속도 100∼120 BPM’ 규정을 넣었다. 또한 러닝머신 역시 시속 6km 이하로 이용하도록 권고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하지만 헬스장 업주들과 이용객들은 그간 정부의 방역 수칙을 잘 따랐다. 헬스장 이용시 회원들은 항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고, 속도 제한까지도 받아들이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백신을 맞지 않으면 헬스장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백신패스’ 도입이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미접종자에게는 사실상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젊은층의 경우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종종 올라오는 백신 관련 사망과 부작용 기사는 젊은층들에게 ‘코로나에 걸려 죽는 것보다 백신 맞고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일상 회복의 시작을 알렸지만 또 한 번 상식을 뛰어 넘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들과 이용객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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