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3연승 성공하며 창단 첫 우승 목전
2000년 두산은 3패 후 3연승, 아쉽게 준우승
막내 구단 KT 위즈가 거침없는 행보로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KT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1 KBO리그’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선발 데스파이네의 5.2이닝 무실점 호투와 베테랑 박경수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3-1 승리했다.
이로써 3연승에 성공한 KT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100%를 잡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는 3연승에 성공한 11개팀 모두가 우승에 도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제 관심은 KT의 우승이 과연 몇 차전에서 결정되는가의 여부다.
3연승에 성공했던 팀들 중 무려 8개팀은 곧바로 열린 4차전까지 잡으면서 4전 전승을 기록했다. 확률로 따지면 무려 72.7%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치다. 이 업적을 달성한 팀은 1987년 해태, 1990년 LG, 1991년 해태, 1994년 LG, 2005년 삼성, 2010년 SK, 그리고 2016년과 2019년 두산이다.
5차전 이상 이어졌던 전적은 세 차례에 불과하다. 1983년 해태가 MBC(현 LG)를 상대로 3승 후 4차전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5차전서 시리즈를 끝냈고, 1988년 해태는 빙그레를 맞아 4~5차전을 패했으나 6차전에 가서야 우승을 확정한 바 있다.
주목할 시즌은 바로 2000년이다.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이 나올 뻔했던 시즌이기 때문이다.
양대리그 체제였던 2000년, 지금은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는 역대 최고 승률 기록을 쓰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을 4연승으로 격파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반대편에서는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서 4승 2패 혈투를 펼치고 올라온 두산이 한국시리즈 상대로 결정됐다.
18승 투수를 3명이나 보유하고 있었던 초강팀 현대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은 3차전까지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맞이한 4차전. 현대의 선발은 3년 차 다승왕 김수경이었고, 두산은 1차전서 김수경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베테랑 조계현이 나섰다.
경기는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고 두산이 5회부터 3이닝 연속 2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미라클 두산’의 전설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조계현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고령 투수가 됐고 이후 두산의 반격이 시작됐다. 현대는 5~6차전에 임선동, 정민태를 잇따라 출격 시켰으나 물오른 두산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고 3승 후 3연패에 빠지면서 운명의 7차전을 맞았다.
하지만 야구의 신은 끝내 현대의 손을 들어줬다. 레전드와 선동열과 최동원이 각각 시구와 시타에 나선 7차전은 김수경과 조계현의 3번째 맞대결로 전개됐고 시리즈 MVP로 등극한 퀸란의 불방망이가 터지면서 현대 쪽으로 우승의 기운이 넘어갔다.
두산은 비록 패했으나 3패 후 3연승의 기적을 썼고 리버스 스윕을 달성할 뻔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과연 21년 전 ‘미라클 두산’의 DNA가 발현될 수 있을지,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의 4차전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