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혐의 받은 정지석, 기소유예 처분 받으며 사건 일단락
징계 내릴 근거 없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악화된 여론에 고민
KOVO 상벌위원회 열릴 시 결과에 따라 복귀 시점 나올 듯
남자프로배구 ‘블루칩’으로 떠오른 정지석(대한항공)의 복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정지석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 여자친구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 의혹을 받았다가 최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정지석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날 검찰로부터 정지석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법률대리인 측은 “정 선수는 고소인과 모든 법적 쟁점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뤘으며 지난 달 29일 합의서 및 고소 취하서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다만, 재물손괴 혐의는 고소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가 계속 진행돼 검찰로 송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선수는 성실하게 추가 조사에 임하였고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했다”며 “이로써 정 선수에 관한 모든 사법절차는 마무리 됐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제 관심은 정지석이 과연 언제쯤 코트로 돌아올지에 쏠린다.
정지석은 명실상부한 한국 남자배구 간판이다. 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 석권했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던 대한항공은 그가 빠지자 19일 현재 승률 5할을 찍으며 4위로 다소 고전하고 있다. 만약 정지석이 돌아온다면 대한항공은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의 가세는 남자배구 흥행에도 한 몫 할 수 있다.
문제는 여론이다.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 자체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섣불리 복귀를 결정했다가 오히려 큰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한국배구연맹(KOVO)의 결정이 중요해졌다.
KOVO 관계자는 “정지석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KOVO가 상벌위를 통해 출장 정지 등 징계를 내린다면 대한항공도 한결 편해진다. KOVO 결정을 보고 자체징계 등 후속 조치를 밟고 정지석의 코트 복귀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르면 연내 복귀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법적으로 유죄가 아닌 기소유예 처분만으로 선수에게 과연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것이냐를 두고 연맹과 대한항공 양쪽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