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7월부터 EUV 적용 1a D램 양산 시작...시간적 여유 있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중국 우시 공장에 최신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장비 도입 계획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아직 시간이 많이 있는 만큼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석희 사장은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 14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공장의 EUV 장비 반입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EUV를 적용한 10㎚(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급 4세대) 1a D램이 지난 7월부터 국내에서 양산을 시작했다"며 “지금은 이천 공장에서 하기에도 바쁘다”고 설명했다.
EUV를 적용한 공정이 국내에서도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중국 우시 공장 도입에는 향후 상당한 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우선 순위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후 순위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취지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와 같은 첨단 장비의 중국으로의 반입을 막으면서 SK하이닉스의 장비 도입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등장한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군사 현대화에 도움이 될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와) 충분히 협조하면서 (EUV 장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EUV 장비의 국내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지는 않다”며 “(국내에는) 장비가 계속 들어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미국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중국 지역으로의 반입이어서 국내 장비 도입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심사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협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텔 낸드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인수합병(M&A) 심사 대상 8개국 중 7개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최종 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7개국 중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으로부터 지난 7월 승인을 받은지 4개월이 다 되가지만 중국의 승인은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중국 당국의 결정이 이뤄져 연내 인수가 마무리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