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지표와 선수들의 평가만을 놓고 수상자 선정
객관성 잃어버린 골든글러브와 차별화 이룰지 관심
프로야구선수들의 연말 축제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Players Choice Awards)가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양의지, 이하 선수협)는 1일 메이필드 호텔에서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를 개최하고 수상자를 발표했다.
KBO가 주관하고 기자단 및 야구 관계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MVP 및 신인왕,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달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는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뽑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키움 이정후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역시나 새롭게 신설된 ‘리얼 글러브’ 시상식이다.
일단 리얼글러브 투수 부문에는 KT 고영표, 포수는 삼성 강민호, 외야수 삼성 구자욱, SSG 최지훈, KT 배정대가 선정됐으며, 유격수 LG 오지환, 1루수 KT 강백호, 2루수 삼성 김상수, 3루수 SSG 최정 선수가 초대 수상자로 등극했다.
주목할 점은 수상자 선정 방식이다. 공격이 아닌 수비력이 수상자의 평가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선수협은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의 수비 지표에 50%의 지분을 부여했고 선수들의 투표 50%를 더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숫자로 풀이가 가능한 야구에서 공격 부문은 발전을 거듭하며 세분화를 이뤘고 어느 정도 객관화된 수치가 나오고 있는 반면 수비력은 여전히 숫자로 바꾸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선수협은 수비 기록의 비중을 절반만 실었고 현장에서 직접 바라본 선수들에게 나머지 평가를 맡겼다. 신선한 수상 기준이라 평가받는 이유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연말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에게 상을 수상한다. 공격에서는 실버슬러거,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로 나뉘어 시상하는 방식이다.
KBO리그에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존재한다. 다만 프로 원년에만 수비적인 측면을 본 뒤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종합적인 면을 놓고 평가한다.
하지만 공격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인기도까지 고려하고, 급기야 투표인단의 객관성까지 잃어버린 지금 매년 수상자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번 리얼 글러브 시상식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KBO의 골든글러브보다 공신력을 얻을 수 있고 메이저리그의 골드글러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야구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