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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상승세가 놀라운 이유


입력 2021.12.04 08:20 수정 2021.12.04 04:22        데스크 (desk@dailian.co.kr)

ⓒTV조선 화면캡처

일반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이하 ‘국민가수’)는 첫 회에 16%대 시청률로 시작했다가 계속 하락해 12%대까지 빠졌었다. 이후 14%대까지 상승하더니 갑자기 13%대로 하락했다. 그러더니 최근 2주째 상승하면서 15.5% 수준까지 올랐다.


‘국민가수’가 이렇게 특이한 시청률 흐름을 보이는 건 시청자의 기대와 프로그램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TV조선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방영됐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국민가수’를 그 후속편으로 생각했다. 사회자와 심사위원도 일부분 겹쳤고, 무대 구성과 경연 진행방식도 거의 똑같았다. 그래서 더욱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생각하면서 ‘국민가수’를 봤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가수’는 전혀 트로트 오디션이 아니었다. 과거 tvN에서 방영됐던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다보니 트로트 오디션 분위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게 프로그램 초반 시청률이 하락한 이유다.


그런데 하락추세가 12%대에서 멈춘 것이 놀랍다. 요즘 오디션 퇴조기여서 한자리수 시청률이 일반적이다. 5% 미만 시청률도 있다. TV조선 특유의 트로트가 안 나온다면 ‘국민가수’도 일반 오디션과 다를 바가 없고, 그러면 시청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이 요즘 분위기에 부합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2%대를 찍고 상승추세로 전환했다. 그랬다가 재차 13%대로 하락한 건 일단 선곡의 문제일 것이다. ‘국민가수’ 초반엔 트로트는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 히트곡들이 대거 등장했었다. 그런데 중반부터는 요즘 노래, 중장년층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이 등장했다. 확연히 일반 오디션과 유사해진 것이다. 이래서 2차 시청층 이탈이 나타났을 것이다.


이찬원 하차도 영향을 미쳤다. 심사위원이었던 이찬원이 KBS '불후의 명곡‘ 사회자로 발탁됐는데 녹화일이 ’국민가수‘와 겹쳤다. 그래서 ’국민가수‘에서 빠진 것인데 이에 따라 이찬원의 팬들도 시청층에서 이탈했을 것이다.


이런 이탈 사태를 겪은 후에도 상승 반전에 성공해 15.5% 수준까지 올랐다. TV조선의 이전 오디션과 연관된 기대를 가졌던 시청층이 빠졌기 때문에, 지금 남은 시청자들은 대부분 ‘국민가수’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관심이 있는 이들과 TV조선에 관성적으로 채널을 고정한 이들일 것이다.


TV조선에 채널을 고정한 시청자들의 존재를 감안해도 15%대의 시청률은 놀라운 수치다. 특히 현재 등장하는 노래들이 트로트도, 과거 히트곡들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놀랍다. 이건 ‘국민가수’라는 프로그램의 힘이 강력하지 않고는 만들어질 수 없는 수치다.


‘국민가수’에 워낙 실력자들이 많다. 그들이 매회 볼 만한 무대들을 만들어내니 결국 ‘국민가수’만의 시청층이 형성됐을 것이다. 쇼를 재미있게 만드는 제작진의 역량도 물론 작용했다.


이상한 건 언론보도였다. 평소엔 시청률이 잘 나오면 성공작이라며 크게 조명한다. 그런데 ‘국민가수’는 10%를 훨씬 넘는 수치가 나왔는데도 부정적인 보도가 많았다. 그런 보도들 때문에 붐 조성이 저해되고 추가 시청층 유입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미스-미스터트롯’에서 비롯된 기대를 가지고 ‘국민가수’를 본 시청자들이 있는 것처럼, 일부 언론도 ‘미스-미스터트롯’ 트로트와 관련된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국민가수’에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는 유독 ‘미스-미스터트롯’하고만 비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패작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있다.


모두 부당하다. ‘국민가수’는 ‘미스-미스터트롯’과 상관없는 일반 오디션이다. 그 프로그램들과 연관된 선입견을 물려받을 이유도, 그 프로그램들과 꼭 비교되어야만 할 이유도 없다. ‘국민가수’ 출연자들은 ‘미스-미스터트롯’과 아무 상관없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도전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도전이 선입견으로 매도당하거나 거대하게 성공한 비교대상 프로그램 때문에 평가절하 돼선 안 된다. 그런 도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지금 ‘국민가수’ 핵심 시청층으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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