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증가와 한은의 효과적 통화정책 부채로 환율 급등 초래 지적
한은의 물가목표제 외에 환율 및 고용 목표 설정 제도화 필요
금통위 전문위원 확대와 경제위험지수 공표로 선제적 금융안정에 나설 시점
ⓒ한국은행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는 등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선제적 대응 부족으로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잡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한은은 2022년 신임 총재 취임 후 고물가에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미 연준은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2022년 초 0.00~0.25%이던 기준 금리가 2023년 7월에는 5.25~5.50%까지 높아졌다.
반면에 한은은 2022년 11월에 기준 금리가 3.5%로 높아진 이후 무려 2년 가까운 기간인 2024년 10월까지 3.5%에 머물렀다.
연준의 기준 금리가 한은 기준 금리보다 2%포인트 정도 높게 유지되며, 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가 고착화 됐다.
또한, 해당 기간동안 지속적인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동결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이뤄졌다.
최근까지 미 연준은 높아진 기준 금리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금리 인하가 진행된 결과 기준 금리를 3.50~3.75%까지 낮출 수 있다.
반면 한은은 낮은 수준의 기준 금리 한계로 인해 충분한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상당 기간 기준 금리를 동결하는 등 3.5%의 기준 금리 수준에서 불과 1%포인트밖에 낮추지 못했다.
결국 한은은 선제적 금리 인상 기회를 놓쳐 고물가와 환율 상승, 주담대 급증을 초래했고,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
특히, 환율 상승과 관련해 통화량(M2) 증가도 문제였다. 한국의 M2는 GDP 대비 153.8%로 미국의 2배 수준이며, 이러한 유동성 과잉이 달러 수요를 자극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평가가 있다.
M2 증가와 환율 간 인과관계는 학계에서도 자주 논의되는 주요 주제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2025)도 한국처럼 M2의 상당 부분이 은행 예금으로 이루어진 국가에서 유동성 과잉은 달러로 수요 전환을 부추겨, 환율 변동성 증폭에 평균 40% 정도 기여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은 그동안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으나, 환율·금융안정·고용까지 아우르지 못했다. 재경부와 한은의 이원화 구조로 환율 개입에 대한 책임소재가 모호하다.
향후 새롭게 부임할 한은 총재를 계기로 중앙은행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은의 역할 확대는 물가 안정 목표 이외에 추가돼야 할 정책 목표 부여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은의 금융시장 안정 목표로써 환율 변동성을 연간 5% 이내로 제한하는 등 구체적 기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행(BOJ)은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적정수준(구매력 평가 기준)보다 10% 이상 벗어나면, 자동으로 달러를 팔아 환율을 안정화시키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고용시장 안정도 한은의 정책 목표로 추가해 실업률의 일정 수준 유지 목표제를 부여해야 한다.
미국 연준처럼 실물경제의 2개 축인 물가·고용지표 관리를 위해 한은도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고용 목표제를 공식화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한은의 역할 확대를 위한 첫 번째 추진방안은 법적 목표제도 개편이다.
현재 물가 안정 단일 목표를 넘어 환율 변동성, 고용 안정 목표를 추가로 법제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영란은행(BOE)처럼 구매력 평가 기준 대비 환율 10% 괴리 시 자동으로 달러 판매 시스템을 가동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환율 지속 상승시 기준금리 인상을 제도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편, BOJ처럼 총재의 정책 실패시 명확한 책임 규정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참고로 일본은행법 제17조(총재의 직무집행)와 제24조(임기 및 해임)는 환율·금융안정 목표에 2년 연속 미달 시, 내각은 총재에게 경고 또는 해임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두 번째 추진방안은 집값·부채·환율에 대한 통합 대응 체계 구축과 한은의 역할을 강조다.
한은은 재정 당국과 연계한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안정·고용 전문위원을 추가하고, 분기별 경제위험지수를 공표해 시장 위험성을 선제 경고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은은 새로운 제도적 기반 위에서 물가 안정 이외에 환율 및 고용 안정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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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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