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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 속 기회 모색하는 이재용, 변화·혁신 속도 낸다


입력 2021.12.10 06:00 수정 2021.12.10 19:0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美·중동 연이은 출장으로 불확실성 극복 위한 미래 해법 고심

투자 이은 파격 인사...조직개편·글로벌 전략회의에 쏠리는 눈

법원 휴정기 이용 연말연초 해외 현장 경영 행보 이어갈지 주목

이재용 부회장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데일리안 이건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 달새 두 번의 연이은 해외 출장으로 현장 경영을 이어가며 뉴 삼성을 위한 변화와 혁신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과 중동으로의 강행군 행보 속에서도 미국 현지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확정하고 파격적인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9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3박4일간의 중동 출장 마치고 귀국 현장에서 출장의 목적에 대해 “아부다비에서 조그만 회의가 있었다”며 “전 세계에서 각계 방면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전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들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 12일 만인 지난 6일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 출장길에 오른바 있다.


한 달새 2번의 해외 출장...현장서 새로운 기회 찾는 이재용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여는 비공개 포럼에 다녀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전 세계 각국의 경제와 산업 현안에 대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미래에 대한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11일간 이뤄진 미국 출장에서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13개월만에 이뤄진 해외 출장, 5년만의 미국 방문에서 모더나·버라이즌·구글 등 주요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5세대이동통신(5G)·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면서 느낀 소회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두 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기간에 삼성전자에서는 굵직한 이슈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미국 출장에서 귀국하는 24일(현지시각 23일)에는 미국 현지 제 2파운드리 공장 건설 지역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최종 확정 발표했다. 지난 5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식화된지 반년만의 일이었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생산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오는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으로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중동 출장 기간 동안에는 하루 건너 하루 파격적인 인사를 발표했다. 출장을 떠난 다음날인 7일에는 대표이사 3인 전원을 전격 교체하는 사장단 인사를, 9일에는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를 대거 발탁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지 투자 최종 결정과 파격적인 인사 모두 이 부회장의 위기 의식 발로로 보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파운드리 투자는 타이완 TSMC와 미국 인텔 등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선택, 파격적인 인사는 불확실성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와 방식을 버리고 변화 위한 선택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당시 직책·앞줄 오른쪽부터)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지역 선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삼성전자
내년 전략 수립하는 글로벌 전략회의...中·유럽 출장 가능성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혁신 경영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단행해 체제 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이를 마치고 나면 당장 이달 중순경에는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내년도 사업 전략을 수립하며 뉴 삼성을 위한 혁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상반기)과 12월(하반기)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 경영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현황 공유 및 업황 점검, 향후 목표와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보통 해외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회의에 참석하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됐고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연말 정기 인사 뒤에 진행되는 하반기 회의는 내년도 사업계획과 맞물려 있어 더욱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12월 중순경 IT모바일(IM)부문을 시작으로 소비자가전(CE)부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등 사업부문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했는데 이번에 모바일과 가전이 세트(SET·완제품)부문으로 통합되면서 회의 일정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코로나19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경영 전략과 대응 방안 등이 주요 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는 각 사업 부문장이 주재하고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고 회의 내용만 사후 보고 받는 식이지만 내년도 경영 계획과 사업 전략 등이 논의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의중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부회장이 연말 연초에 다시 해외로 나가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의혹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원이 오는 27일부터 2주간 동계 휴정기를 가져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오는 23일 재판 출석 후 약 20일간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는 지난달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재판이 한 주 쉬면서 생긴 2주보다도 많은 시간이다. 이 부회장은 이 기간 중 11일간을 미국 출장을 다녀오는데 활용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 기간 중 유럽이나 중국 출장을 다녀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서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 지도가 새로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현장 경영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미·중 반도체 공급망 경쟁, 바이오산업의 급성장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다양한 불확실성 변수들 속에서 뉴 삼성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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