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자 찾기 걱정해야 할 판"…우려 커지는 당첨자들
전문가 "시장 냉각될 가능성도…지역별 양극화 심화될 것"
오피스텔 등 비주택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 본전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비주택의 경우 청약 통장이 필요하지 않아 투자용으로 프리미엄이나 임대 수익을 노리고 청약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매수세가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프리미엄은 커녕 매수자를 찾기도 만만치 않아졌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등 청약이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적지 않다. 한 글쓴이는 경기도 파주시 '힐스테이트 더운정'의 계약 여부를 두고 고민이 된다며 의견을 구했다. 고분양가 인데다가 최근 매수세가 실종돼 향후 이익을 거둘 수 있겠냐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8억8000만~8억9000만원 수준으로 고분양가 논란도 있었지만, 2669실 모집에 2만7027건이 몰려 평균 1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청약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파주시 최고 경쟁률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아파트조차 거래가 뜸해지자 당첨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막상 계약을 하려고 하니 혹시나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꺼려지는 것이다.
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다주택자로 분류돼 종합부동산세 등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도 계약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더라도 2018년 9월 13일 이전 취득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했을 땐 세제혜택을 부여했으나 지난해 7·10 대책으로 관련 제도가 변경되면서 혜택을 볼 수 없게 된 사례가 늘었다.
다만 모든 오피스텔이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 등 인기 지역에선 여전히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별양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매수세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웃돈이 붙은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지역별로 온도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제로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아파트의 경우도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나오고 있어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시장 상황이 지속된다고 하면 오피스텔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찾는 수요자들이 줄어들 수 있다”며 “점차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