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인플레이션 우려
한국은행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
김부겸 국무총리 “확장재정 줄여야”
정부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가 인플레이션 우려 상황 속에서도 내년 소비자물가를 2.2%로 예측해 올해보다 낮춰 잡았다. 내수진작을 위한 확장재정을 지속하는 가운데 전망대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내년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 소폭 안정된 2.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공급측면에서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둔화됐으며 농산물 작황 개선 등으로 상방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수요측면에선 내수경기 회복세 확대와 함께 상방압력이 증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면서비스 소비의 빠른 반등이 예상됨에 따라 개인서비스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책요인으로는 내년 4월까지 적용될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정부 물가 안정 노력과 함께 의료비 부담 완화 조치 등이 물가 오름세를 완화할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러나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영국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경제를 위협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하다는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올해 공급망 차질과 함께 제품 부족으로 생산비용·운임료 등이 상승한데다 오미크론까지 더해지면서 구인난과 공급난이 한꺼번에 몰려와 인플레이션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미국이나 영국 등은 긴축적 정책으로 전환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내외 물가 흐름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오름세 확대를 주도하는데, 주요국간 갈등·기상이변 등 충격으로 높은 가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공급망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도 우리나라는 내수진작을 위한 확장 재정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1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미국이나 독일 등 확장 재정 택한 나라들) 10% 이상 재정총액을 줄이기도 하는데 우리 정부도 재정투입을 하면 언젠가는 뭔가를 줄여야 한다”며 “그런 건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본격적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현재까지 확장재정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2022년은 첫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로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까지 반영되는 등 확장재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정부로서는 한국은행 금리인상 발언이 달갑지 않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6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66.7%를 기록해 올해 말보다 15%p(포인트)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주요 선진국 35개국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세운 현실과 동떨어진 소비자물가 2.2%가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