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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속편의 연결된 세계관, 반갑거나 낯설거나


입력 2021.12.24 08:29 수정 2021.12.23 17: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박스오피스 1위 …335만 돌파

현재 극장가는 인기 시리즈의 속편이 장악 중이다. 코로나19 가장 빠른 속도로 300만 관객을 돌파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킹스맨'의 기원을 찾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SF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매트릭스'의 후속편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각각 2위와 3위에 안착했다.


이 작품들은 전작과의 긴밀한 연결 상태를 유지하며 기존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실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홈'이 '스파이더맨의 정수'라는 말을 듣고 있는 이유는 소니 픽처스와 마블 스튜디오의 협업으로 인해 스파이더맨의 20년 간의 역사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속 악당들이 예고편에서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다.


팬들은 개봉 전부터 시리즈의 모든 악당들이 출연하자,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도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품었고, 이는 현실로 이뤄졌다.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영웅의 성장서사를 강조함과 세 명의 스파이더맨의 팀워크, 그리고 악당들의 캐릭터를 단순히 등장시킨 것이 아닌, MCU와 얽히면서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다뤘다. 떨어져 있던 시리즈를 이어주며 팬들을 확실히 만족시켰고 본격 멀티버스 시작을 알리면서 MCU의 향후 차기작에 대한 기대로까지 연결시켰다. 여기에 그 동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토니 스타크 분)의 그늘에 있다는 지적까지 정면돌파했다. 전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MCU의 단순한 영웅서사가 뚜렷하기 때문에 오락물로 즐길 수 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도 기존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킹스맨의 기원을 다루는 영화로, 킹스맨이 어떻게 하나의 독립정보기관이 돼 사명감을 가지고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 하는지를 다뤘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허구가 어우러지며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기존 킹스맨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누구에게서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등 기존 시리즈의 팬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심었다.


영화가 나온 순서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킹스맨: 골든서클', 그리고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지만, 이 시리즈로 킹스맨을 처음 접한 관객이라면, 시리즈의 시간 순서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를 먼저 관람한 후, 기존의 작품을 찾아봐도 무방하다. 전편에 많이 기대지 않았기 때문에 배경 지식을 몰라도 관람이 가능하다.


반면 18년 만에 새롭게 출격한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경우에는 전작들을 보고 관람해야만 무리없이 이해할 수 없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렸다. 부활, 부흥을 뜻하는 부제 리저렉션(Resurrecrions)처럼 SF 영화의 전설을 20년이 지나 다시금 부활시킨다는 의도를 담았다.


하지만 '매트릭스'의 부활은 관객들이 이전 시리즈 '매트릭스'부터 '매트릭스2-리로디드', '매트릭스3-레볼루션'을 모두 숙지했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전제다. 기존 '매트릭스'의 내용이 끊임없이 과거 장면으로 등장하고 주인공인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 분)의 관계부터 조력자 모피어스, 그리고 이들의 조력자와 악당들의 이해관계,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상징까지 전편을 봐야지만 이해가 수월하다.


18년 만의 속편 등장은 기존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다른 의미로 18년이란 공백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또 세월이 흐른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의 러브스토리는 애틋함보다는 짠함을 불러일으킨다.


해외 외신들도 관객들에게는 난해한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매트릭스' 팬들만을 향한 헌사라면 납득이 가는 연출이지만, 많은 관객들이 봐야하는 블록버스터로써 적절해보이지 않는 선택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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