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3분기 민간신용·명목GDP 219.9%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 빚(민간신용)이 전체 경제규모의 2.2배로 역대 최고수준에 달했다 GDP가 성장세를 보였으나 부동산 대출 수요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지원조치 연장 등으로 민간 신용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이날 한은은 가계부채 급증 등을 포함한 금융불균형 우려를 거듭 표출하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듭 내비쳤다.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민간신용•명목GDP 비율은 3분기말 기준 219.9%로 전년 동기 대비 9.4%p 상승했다. 가계기업 등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 두배 수준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1975년 통계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간신용•명목GDP는 우리나라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과 비교한 가계·기업 등 민간부문 빚의 비율을 뜻한다.
부문별로 보면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은 전년동기대비 5.8%p 상승한 106.5%로 집계됐다. 기업신용/명목GDP 비율도 113.4%로 전년동기대비 3.6%p 상승했다.
가계 처분가능소득이 소폭 개선됐지만 가계신용은 고신용자의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가계부채는 올 3분기말 184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났다. 가계신용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8.8%, 기타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1.6%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174.1%로 전년동기대비 8.1%p 올랐다. 다만 금융부채 비율은 주식평가액 증가 영향으로 같은기간 0.3%p 하락한 45.8%를 기록했다.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은 3.6%p 오른 113.4%를 나타냈다. 기업대출 규모는 3분기 기준 1497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4%p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 경기회복 및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설비·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금융지원조치 연장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기업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말 78.9%로 2020년말(77.2%)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이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간의 주택가격 오름세와 더불어 가계부채의 높은 수준 등이 취약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며 “경제주체의 위험·수익추구 성향 완화와 함께 주택시장 안정화, 민간부채 증가세 억제 등을 위한 정책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