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미계약 '속출'…완판됐지만 주인 못찾아
"수요자 옥석 가리기에 '될놈될' 현상 심화될 듯"
최근 청약을 실시한 인천의 아파트에서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전 타입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1순위 청약 당시에는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웠으나, 수백 가구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예비순번들의 서류를 받고 있다. 새 아파트 품귀 여파로 당첨 족족 계약으로 이어지던 올 상반기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짓는 송도자이더스타가 예비입주자 사전 서류제출을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청약통장 최고점이 70점대를 넘겼다. 4인 가족이 최대치로 받을 수 있는 점수가 69점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점수다. 무주택기간(15년 이상)과 통장 가입 기간(15년 이상)을 최대로 채운 세대주가 지원했다는 얘기다.
경쟁률도 높았다. 일반 공급 100%로 총 1533가구 모집에 총 2만156개의 청약 통장이 몰리며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부적격자와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을 융통을 못한 이들이 맞물리면서 수백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전 타입에서 잔여 가구가 발생했으며, 전용면적 84A·B㎡ 유형이 가장 많은 미계약분을 남겼다. 84A타입의 경우 280여가구, B타입은 70가구 정도가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타입은 각각 예비순번 999번과 350번까지 사전 서류 제출을 받고 있다. 만약 이때도 계약이 이뤄지지 못하면 1000번대의 예비순번 그룹으로 넘어간다.
최근 청약 시장에선 이런 경우가 흔하다.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 리버카운티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서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 I'은 이달 일곱 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은 지난 9월 1순위 청약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렸지만, 당첨된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계약을 포기했다.
서울에서 미계약이 발생한 아파트는 대부분 한 동 혹은 두 동 규모 '나 홀로 아파트'로 선호도가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나오는 족족 계약이 이뤄지던 시기와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점차 시장이 침체에 접어들자 수요자들이 '옥석 가리기'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부동산 정책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역과 입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에는 나오는 족족 계약이 이뤄졌다면 현재는 시장 상황 상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 하다"며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향후 청약 시장도 되는 곳만 되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