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법 당론 채택 바로 다음날
대전·세종 찾아 "충청도, 제 고향이나 다름 없어"
청년여성기업인 만나고 싱싱장터 방문해 지지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법이 당론으로 채택된 바로 다음날인 23일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허위 이력 기재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와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혜경 씨는 이날 보란 듯 대전·세종 일정을 소화했다. 김 씨는 이날 대전 유성구 충남대 내에 위치한 민관협력 스타트업 육성단지 팁스타운을 찾아 청년여성기업인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갖고 육아 및 여성 창업가로서 겪고 있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의 지원 정책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한 워킹맘 기업인이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벽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가 한꺼번에 제로가 되기도 한다. 저와 같은 조건에서 일과 결혼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의 일이 있고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참 많이 힘들 것 같다"며 "저는 아마도 결혼을 선택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는 이어 이 후보가 최근 공약한 '돌봄국가책임제'를 언급하며 "'남성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프로젝트를 해야 된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제가 오랜만에 칭찬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여성이 편해야 남편과 자식, 아이를 봐주시는 부모님들도 편하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을 해결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 씨는 '존경하는 여성이나 퍼스트레이디가 있느냐'는 질문엔 "지금까지의 영부인분들의 장점과 단점을 공부하고,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연구할 생각"이라며 "이제 여성의 위치도 많이 달라졌다. 뒤에만 있는 배우자가 아니라 저도 제 나름대로의 관심 분야를 조금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아버지 고향이 충북 충주이다 보니 충청도는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며 "연말 앞두고 고향 친지들께 인사드린다는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오늘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이재명 후보에게 잘 전달해서 정부가 일하는 여성과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회가 되는데 더 힘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씨는 이어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는 대덕구 소재 넷제로(net-zero) 공판장 방문한 뒤 세종 싱싱장터를 찾아 시민들에게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