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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22-스포츠] “돈 아닌 관심” 차기 정부, 비인기 기초종목 살릴까


입력 2022.01.01 09:18 수정 2022.01.01 09:18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도쿄올림픽서 16위 그친 한국스포츠, 5회 연속 종합순위 TOP10 실패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서 격차 벌어지며 중국은 물론 일본에도 밀려

투자 없는 기초종목서 여전히 제자리걸음, 현장에서는 관심과 지원 호소

아시아선수로는 65년 만에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선에 오른 황선우. ⓒ 뉴시스

한국 스포츠는 지난 8월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33개 정식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내며 종합 16위에 그쳤다.


5년 전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올랐던 리우올림픽 때보다 성적이 떨어졌고, 5회 연속 '톱10' 진입에도 실패했다.


대회 초반 양궁에서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며 선전했지만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세계 강국들과 현격한 수준 차이를 보이는 등 한계가 뚜렷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기초 종목의 국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물론 도쿄올림픽 기계체조(도마)에서 신재환이 2012 런던올림픽 양학선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서정이 한국 여자체조 역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육상에서는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높이뛰기에서 4위를 기록하고, 수영에서 황선우가 아시아선수로는 65년 만에 자유형 100m 결선에 오르며 희망을 봤다.


도쿄올림픽 육상 높이뛰기서 4위에 오른 우상혁은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뉴시스

하지만 한국 스포츠는 기초종목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 도쿄올림픽 기준 수영은 금메달 49개, 육상은 금메달 45개가 걸린 ‘메달 밭’이다. 기초 종목에서 성과가 없다면 한국은 3년 뒤 열리는 파리올림픽은 물론 한동안 '톱10'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인자를 자처했던 한국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일본에 밀리기 시작했다.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주며 무려 24년 만에 종합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기초종목에서 갈렸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일찌감치 기초 종목 육성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일본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48개가 걸린 육상에서 6개, 41개가 걸린 수영에서 19개를 가져왔다.


당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여고생 이케에 리카코는 수영서 6관왕을 차지하며 혼자 금메달 6개를 가져왔다. 반면 한국은 육상과 수영에서 단 1개씩의 금메달을 가져오는 데 그쳤다.


일본 수영의 간판 오하시 유이. ⓒ AP=뉴시스

한일 격차는 도쿄올림픽에서 더욱 벌어졌다. 한국 선수단이 양궁, 펜싱, 체조 등 3개 종목에서만 금메달 6개로 16위에 그친 반면 일본은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총 58개의 메달로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올렸다. 특히 수영(2개)과 체조(2개) 등에서도 적지 않은 금메달을 수확했다.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일본은 기초종목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5년 장관급 부처인 스포츠청이 신설되면서 예산이 크게 늘었다. 선수 경기력 향상 지원 예산은 물론 메달 획득에 따른 포상금을 늘리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됐다.


반면 한국은 기초 종목 약세에 대한 지적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여전히 야구나 축구 등 인기 스포츠에만 국한된 관심에 비해 육상, 체조 등 기초종목에는 입문하려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스포츠가 세계무대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기초종목 육성과 강화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이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할 과제다.


공교롭게도 다음 정부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2 카타르월드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 출범해 2024년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도 정권을 잡는다. 다음 정부의 스포츠와 관련된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체육 분야 활성화를 위한 중점과제 논의 정책토론회 ‘체육인이 바란다’에서 목소리를 낸 체육 분야 대표 참가자들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체육회

기초종목에 몸담고 있는 한 국가대표 지도자는 “정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초종목에 관심이 갈 수 있는 분위기들이 정책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황선우 선수가 자유형 100m 결선에 진출했다. 이것이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체조 류성현 선수도 마루 운동이나 개인 종합에서 메달은 못 땄지만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이런 선수들이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물론 개인 종목을 잘하는 선수도 있지만 특화된 것보다는 종합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체육계 관계자는 “기초 종목은 편차가 심하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이것은 돈이 아닌 관심이다”라고 호소했다.


부디 차기 정부는 기초 종목 육성과 투자에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체육인들의 마음일 것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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