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건수 200만 건 상향 전망
50% 비례 배정, 자금 유입 기대
단국 이래 최대 공모주 LG에너지솔루션이 내일부터 일반 청약에 돌입한다. 청약계좌수 등 각종 기록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아이테크놀로지(SKIET)의 청약증거금 기록을 넘어설지 여부도 관심사다. 시장에선 공모 규모 등을 고려해 증거금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이틀 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30만원이다. 지난 11~12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코스피 역대 최고인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밴드(27만5000∼30만원) 상단으로 결정됐다.
모든 기관투자자가 주당 희망공모가액으로 최상단인 30만원 이상을 제시했고, 주문액은 1경5203조원에 달했다. 최대 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77.4%를 기록했다.
시장은 수요예측 흥행으로 일반 청약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단 공모 규모 자체가 다르다.
일반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의 25~30%인 1062만5000~1275만주이고, 총 공모 규모는 최대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8000억원)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많다.
◆청약증거금 100조원 돌파 기대
LG에너지솔루션 공모가 다가오며 증시주변자금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4조954억원이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잔고는 64조9620억원에 달한다. CMA계좌수는 이달만 56만7453개가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도 23조5016억원이나 쌓였다.
시장의 관심은 SKIET가 가진 청약증거금 기록을 넘어설 것이냐로 향하고 있다. SKIET는 지난해 4월 일반 청약 당시 전체 공모 주식 수의 30%인 641만7000주(6738억원)를 일반 청약 물량으로 배정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239.06대 1을 기록했고, 증거금은 80조5366억원이나 몰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가 SKIET의 5.67배에 달하는 만큼 기록을 갈아 치울 확률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량 배정방식도 기록 경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청약은 균등 배정이 50%, 비례 배정이 50%로 이뤄진다. 균등 배정은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똑같이 배정하는 방식이고, 비례는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증거금이 많을수록 배정에 유리하다.
투자자는 청약을 받기 위해 최소 10주 이상 신청해야 하는데, 이 경우 최소 증거금 150만원만 내면 균등 방식으로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전체 균등 물량(약 530만주)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건수는 역대 최고인 200만 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일반 청약에서 7~9주의 배정을 노린 전략을 노린다면 증거금은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증권업계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시총을 100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증거금 100조 돌파는 가능한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총은 112조원"이라며 "적정 시총에 37.4~46.4%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가 산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