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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넘어진 쇼트트랙, 주종목 시작도 안 했다


입력 2022.02.06 09:08 수정 2022.02.06 09:0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박장혁, 혼성계주 2000m 레이스 도중 넘어져

충격적인 결과 허탈..아직 주종목 등 8개 금 남아

황대헌-최민정-이유빈 개인전과 남녀 계주 기대

혼성계주 2000m 레이스 중 넘어진 박장혁. ⓒ 뉴시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혼성계주에서 넘어져 예선 탈락의 쓰라린 상처를 입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준결승 1조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넘어지는 불운 속에 2분48초308 기록에 그쳐 탈락했다.


결승선 3바퀴 남기고 레이스하던 박장혁은 얼음에 걸려 넘어졌다. 터치를 기다리던 황대헌과 멀어지면서 기록도 크게 밀린 조 3위로 들어왔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혼성 계주는 예선 각 조 4개팀 중 2위 안에 들거나 예선 각 조 3위팀 중 기록 순위에서 2위 안에 들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


다른 조의 레이스를 마칠 때까지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지켜봤지만, 2조 3위 카자흐스탄(2분43초004), 3조 3위 미국(2분39초07)에 밀려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넘어지면서 터치를 못해 기록이 크게 밀린 것이 치명타였다.


넘어진 박장혁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개막 전 “혼성과 남자 계주에서 만큼은 모두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박장혁은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혼성계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동료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박장혁을 위로하며 하나로 뭉쳤다.


남녀 에이스 황대헌(강원도청), 최민정(성남시청)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빈(연세대)까지 나선 혼성계주에서 내심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 쇼트트랙은 첫 경기부터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허탈하고 안타깝지만 주저앉을 이유는 전혀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역대 31개의 금메달 중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대로 무너질 팀이 아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 뉴시스

총 금메달 9개가 걸려 있는 쇼트트랙에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다. 혼성계주에 앞서 진행된 남녀 개인전 예선에서는 한국은 '쇼트트랙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장혁을 비롯해 황대헌·이준서는 남자 1000m 예선에서 조 1위를, 최민정도 여자 500m 예선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에이스 황대헌은 1000m 세계 신기록과 올림픽 신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부상을 극복하고 올림픽에 출전한 최민정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의 500m 금메달에 도전할 만한 기량을 뽐냈다.


2018 평창올림픽 2관왕 최민정과 월드컵 1~4차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2개나 목에 걸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이유빈의 주종목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남녀 계주 역시 남아있다.


'역대 최약체'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는 이번 쇼트트랙 대표팀의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빙질과 장비 상태 등을 재점검하고, 하나로 뭉쳐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금메달 2개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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