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건설 목표 늘었는데…정부 지원은 10년째 그대로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3.27 06:00  수정 2026.03.27 06:00

LH, 국토부에 분양주택 융자액 인상 건의

공사비 상승에도 정부 지원 한도는 ‘동결’

쓸 돈 많은 공공…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주택시장 내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분양주택 건설을 위한 지원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공사비는 매년 오르고 있는데 정부의 공공분양 융자액은 10년 이상 동결돼 공공사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부에 공공분양(일반형·선택형) 정부지원단가(분양주택융자)를 가구당 5500만~7500만원에서 9000만~1억1000만원 수준으로 올려줄 것을 건의했다.


분양주택융자는 LH 등 공공사업자가 주택을 분양할 때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이율로 빌려주는 자금이다. 공공사업자는 정부가 정한 한도 이내 자금을 낮은 금리로 지원 받고 남은 비용은 공사채 등으로 자체 조달하는 구조다.


LH의 정부 융자 확대를 요청은 공사비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고 있는데 정부의 공공분양 지원 예산은 그대로라 사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28(잠정)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분양주택 융자 지원금은 지난 10년간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리가 지난 2016년 연 3.8%에서 올해 4~4.2%로 올라 사업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 더 늘었다. 그 사이 인건비와 원자재가격이 매년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공공사업자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분양주택융자 예산 총액마저 지난해 1조4716억원에서 올해 4270억원으로 1조447억원(71%) 급감했다. 임대주택 융자(14조4584억원)와 출자액(8조3274억원)이 지난해 대비 각각 15.9%, 182.4% 오른 것과 대비된다.


문제는 줄어든 예산과 달리 공공분양 목표 물량은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LH는 전국에서 9만6000가구를 착공할 예정이다.


2기 신도시와 3기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공사 물량이 늘었다. 3기 신도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고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공공분양 착공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LH 등 공공기관이 써야 할 돈은 많은데 정부의 분양주택 지원액은 오르지 않으면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LH는 올해부터 택지 매각 대신 직접시행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해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LH 부채비율은 221.74%다. 지난 2024년 반기에는 208.96%였는데 1년 만에 부채비율이 12.78%포인트(p) 늘었다. 부채 규모도 2024년 반기에는 152조351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반기 165조205억원으로 12조원 이상 증가했다.


인천 서구 청라동 3기 신도시 부천대장 A7·A8블록 주택전시관 모형도.ⓒ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늘어나는 부채 속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LH 내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한준 전 LH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택지매각 수익의 축소로 공공주택 공급과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견인해 온 교차보전 구조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와 공사의 조직·인력에 대한 뒷받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분양주택융자 지원액 인상을 건의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기획예산처, 국회 논의를 거쳐 오는 5월에는 융자 지원액 인상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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