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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확산되는 반중정서…필수 아닌 ‘리스크’가 된 중국인 아이돌들


입력 2022.02.12 10:40 수정 2022.02.12 16:4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에스파 닝닝, 中 쇼트 금메달 축하해 비난 받아

큰절 거부·항미원조 지지 등 끊이지 않는 중국 출신 아이돌 논란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로 왜곡하려는 중국의 문화공정 사례가 반복되고,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중들의 반중 감정이 폭발하고 있다. 이 분위기가 중국 출신 아이돌 멤버들이 다수 활동 중인 가요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그룹 에스파의 중국 출신 멤버 닝닝이 프라이빗 메시지 플랫폼 디어유 버블을 통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겨 논란을 빚었다. 닝닝이 언급한 경기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혼성 계주 2000m으로, 해당 경기는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경기였기 때문이다.


에스파 닝닝ⓒ에스파 SNS

닝닝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출신 중국인으로, 자국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것까지 비난할 수 없다는 옹호 의견도 물론 있었다. 그럼에도 에스파가 국내를 기반으로 활동을 펼치는 아이돌인 만큼, 국내 팬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국내 중국 출신 아이돌의 행보가 확산 중인 ‘반중 정서’와 맞물려 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에버글로우 멤버 왕이런은 팬 사인회에서 다른 멤버들이 새해를 맞아 큰절을 할 때 홀로 중국식 인사를 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인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지난 2020년에는 빅토리아, 레이, 성소, 주결경, 미기 등 중국 출신 아이돌들이 SNS에 ‘항미원조 작전 70주년을 기념한다’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됐었다. 항미원조는 중국인들이 6.25전쟁을 부르는 명칭이다.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라는 뜻으로, 중국 인민지원군이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삼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항미원조 지지 의지를 밝힌 이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하는 청원 글까지 올라왔었다.


국내 아이돌들이 활동 범위를 해외로 넓히면서 그룹 내 외국인 멤버들이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팬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은 물론, 추후 외국인 멤버 개개인의 자국에서 활동을 펼치며 ‘따로 또 같이’의 장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출신은 물론, 일본과 태국, 대만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멤버들이 가요계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 아이돌 그룹에 중국인 멤버가 포함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마저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중국 내 한류 문화를 금지하는 조치)이 아직 해제되지 않은 가운데, 이후 각 기획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이 가장 큰 나라는 일본(7804만 9000달러)이었으며, 그 뒤를 중국(4247만 1000달러), 미국(3789만 6000달러), 인도네시아(958만 3000달러) 등이 이었다. 중국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지역 수출액도 꾸준히 느는 등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사한 논란을 반복 중인 중화권 출신 멤버들을 향해 더 이상 ‘불가피’하다는 이유는 통할 리 없다. 이미 리스크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현지화 전략을 고집해서는 국내 팬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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