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본 완파하고 올림픽 여자컬링 금메달
두 팀 모두 예선에서 한국 여자컬링 팀 킴에 완패
아쉬움 남긴 팀 킴, 결승 결과 보면 더 안타까워
한국 여자컬링대표팀 ‘팀 킴’에 패했던 영국과 일본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영국(스킵 이브 뮤어헤드)은 20일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에서 일본(스킵 후지사와 사츠키)을 10-3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엔드부터 2점을 따내며 4-2로 앞선 영국은 7엔드서 대거 4점을 올리며 멀리 달아났다. 영국은 8엔드 1점을 내줬지만 9엔드 2점을 추가하며 10-3을 만들었다. 10엔드를 앞두고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일본은 영국에 굿게임(기권)을 의미하는 악수를 청하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영국이 올림픽서 여자 컬링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이후 20년 만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일본에 져 동메달을 놓쳤던 아픔도 설욕했다.
당시 영국 대표팀의 스킵도 뮤어헤드였다. 9엔드까지 3-4 끌려가던 영국은 10엔드에서 뮤어헤드의 마지막 샷이 실패해 일본에 3-5로 졌다. 자책한 뮤어헤드는 긴 시간 마지막 샷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는데 이번 결승에서 완벽한 설욕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팀 킴'이 스웨덴에 4-8로 지면서 어부지리로 4강행 티켓을 손에 넣는 일본은 준결승에서 강호 스위스를 넘었지만 영국에 막혔다. 스킵 후지사와는 악수를 청한 뒤 눈물을 쏟았다. 시상대에서는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내려올 때는 다시 눈물을 보였다.
결승에서 희비가 엇갈린 두 팀을 지켜본 팀 킴으로서는 씁쓸하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팀킴’은 베이징에서 예선 전적 4승5패로 8위에 머물렀지만, 영국과 일본을 상대로 모두 승리했다. 지난 11일 여자 예선 영국과의 대결에서는 9엔드에 무려 4점을 쓸어 담으며 9-7 짜릿한 역전승을, 지난 14일 여자 예선 한일전에서는 테이크아웃 적중률 100%로 절정의 샷 감각을 자랑한 김은정의 활약으로 10-5 대승을 거뒀다. 이때도 일본은 10엔드를 앞두고 한국에 악수를 청하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팀 킴은 4승5패로 10개국 가운데 8위로 밀려 상위 4개 팀에 주는 4강행 티켓을 놓쳤다. 1승이 모자라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예선 마지막 상대 스웨덴만 잡았더라면 극적으로 4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7엔드까지 4-3으로 앞서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엑스트라엔드 접전을 펼쳤던 중국전 패배(5-6)다. 연패에 빠져있던 최하위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비록 4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 여자컬링은 예선 내내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의 성과가 ‘홈 어드밴티지’에 의한 깜짝 성과가 아님을 보여준 경기력이었다.
'지도자 갑질 파문'과 컬링연맹회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팀 킴은 훈련이 늦어지는 어려움도 겪었다. 가까스로 복귀한 올림픽에서 팀 킴은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른팀들을 예선에서 모두 꺾을 만큼의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