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에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잠정 중단
조선업계, 지난해 수주목표 초과 달성 등 ‘슈퍼사이클’ 기대감 ↑
내년 1월 블록 일부 생산 예정…울산조선소 등에 조달
조선업 수주절벽으로 2017년 가동을 멈췄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내년 일부 재가동될 예정이다. 지난해 수주량이 크게 늘어나며 조선 업황이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이에 군산조선소 활용 방안에 관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북도와 군산시, 산업통상자원부와 이달 24일 군산조선소 홍보관에서 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서에는 현대중공업이 내년 1월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재개하고 블록 일부를 제작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되는 선박 블록은 울산조선소 등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가 다시 움직이는 것은 2017년 7월 가동이 잠정 중단된 지 약 6년 만이다.
2010년대 초반 국내 조선사들은 연 100억달러를 수주하며 호황기를 보냈었다. 그러다 2014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수주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수주절벽’으로 불렸던 시기인 2016년에는 현대중공업이 63억달러, 삼성중공업 5억달러, 대우조선해양 15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동 중단 이후 현대중공업은 전북도, 군산시 등과 함께 군산조선소의 운영과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다. 그러나 지역 조선업 생태계가 망가진 탓에 재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군산조선소 중단 이후 협력업체 86개 가운데 60여개가 폐업 또는 이전했고, 5000여명에 달하던 노동자들은 200여명까지 줄었다.
이후 몇 년간 저가 수주를 이어오던 조선사들은 지난해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다시 ‘슈퍼사이클’ 진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現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28억달러를 수주, 연간 목표의 152%를 달성하며 2~3년치 작업 물량을 마련해놓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울산조선소 블록 생산 공간이 부족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일부 재가동 결정을 내린 것은 이 같은 수주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산에서 생산할 선박 블록은 연간 10만t 정도로 알려졌으며, 협력업체를 통해 600명 이상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군산시는 블록 생산에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을 투입, 본격적인 교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허물어진 군산 조선소 생태계 복원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0년 3월 준공된 군산조선소는 25만t급의 선박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 1기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