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겁대가리 없이 건방지게"…이재명, 충청서 尹 '난타'

당진·천안·세종·청주 훑으며 '충청 사위' 강조

'충청 아들' 자처 尹 '충청대망론' 잠재우기 총력

尹, 文 적폐 수사·사드 추가 배치 발언 고강도 비판

"임명 권력이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들어" 맹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충남 당진어시장에서 열린 '서해안의 중심도시 당진, 이재명이 만들겠습니다!' 당진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9 대선을 2주 남겨둔 23일 충청 지역을 훑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충청 대망론'의 불씨 잠재우기에 총력을 쏟았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천안, 세종, 충북 청주 등 4곳을 차례로 돌며 '충청 사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인 윤 후보가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고 나선데 대한 맞불인 셈이다. 이 후보의 작고한 장인 고향은 충북 충주다. 특히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발언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 발언 등을 놓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서방은 사드 안들고 다녀…명태·북어포 들고 고사 지낸다고 기업 오나" 尹 맹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충남 당진어시장에서 열린 '서해안의 중심도시 당진, 이재명이 만들겠습니다!' 당진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 후보는 당진어시장과 천안 유세에서 충청도 사투리로 "울고 넘는 박달재 있쥬. 그 천등산 박달재 밑이 제 처가여유"라며 "충청 사위 이서방"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충청의 사위 이 서방이 무슨 보따리를 가지고 왔는지 볼텨(보겠는가), 어때유(어떤가)"라며 "이 서방은 사드 이런 거 안 들고 다니고, 처갓집에 도움 되는 보일러, 냉장고, 먹고 살 길, 경제 살리기, 지역균형발전 등을 들고 다닌다"고 했다.

이어 "사드 배치한다고 충청, 경기, 강원에 넣느니 하니까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들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왜 우리에게 이런 경제적 피해를 입히느냐"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계속 고조되는 4가지 이유 중 하나가 윤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또 경기도지사 시절 두산건설에 병원 부지 용도를 변경해 줘 특혜를 제공했다는 윤 후보의 주장을 거론하며 "본인은 새만금에 가서 인센티브를 줘서 기업을 유치한다고 하면서 기업을 유치한 저를 기업에 혜택을 준다고 비난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정치 권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오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명태·북어포 들고 고사 지내고, 바늘로 찌르고 하면 기업이 오나. 기업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오죽하면 촛불로 응징당한 세력이 기회 잡나" 다당제 정치개혁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세종 나성동 먹자골목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깃든 세종시, 균형발전 꼭 이루겠습니다' 세종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 후보는 세종과 충북 청주에선 윤 후보의 현 정권 적폐 수사 발언과 윤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청주 연설에서 윤 후보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임기 5년인데 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임기 5년짜리가 건방지게 겁이 없다'고 했다. 감히 선출 권력으로부터 임명받은 임명 권력이 겁대가리 없이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든 것"이라며 "군사정권보다 더 심각한 검찰 독재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세종 연설에선 "지도자 되겠다는 사람이 규칙을 안 지키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가족 비리를 봐주고, 주가 조작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남에게 덮어씌우고 이러면 되겠느냐"며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장모 최은순 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청주 유세에서 "오죽하면 촛불로 응징당한 세력이 다시 기회를 잡겠나"라며 양당제 구조를 다당제로 바꾸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제3의 선택이 가능해야 양대 세력이 잘하기 경쟁을 하고, 둘 다 싫으면 제3의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 주권주의에 어긋나는 선거제도를 바꾸고 비례대표 제도도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내각을 만들고 진영을 가리지 않고 좋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국민에게 평가받는 통합정부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각 지역을 돌 때마다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화력발전소가 있는 당진에선 국토균형발전과 함께 당진발전소 폐쇄 후 신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고, 청년 인구가 전국 평균보다 많은 특징을 갖고 있는 천안에선 △청년 기본소득 △청년희망적금 규모 확대 △청년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비율 90% 등 정책을 내세웠다. 세종에선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했고, 충주에선 청주공항과 청주 시내에 광역 철도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