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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서진, ‘내과 박원장’으로 연 코미디 가능성


입력 2022.02.27 09:03 수정 2022.02.27 09:0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내과 박원장’의 방식, 낯설 수 있지만 똑같으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이미 감사할 정도로 큰 사랑받아…목표 가지기보단 내가 재밌을 것 같은 작품 선택한다.”

배우 이서진이 대본에도 없던 민머리 분장을 먼저 제안하며 코믹 열정을 불태웠다. ‘내과 박원장’을 통해 본격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그는 각종 분장으로 망가짐을 불사한 것은 물론, 한 톤 높인 목소리와 ‘짠내’ 가득한 연기로 ‘웃픈’ 매력을 발산했다. 늘 젠틀하던 모습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이서진도 코미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후크 엔터테인먼트

이서진은 초보 개원의의 현실을 그려낸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서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 원장을 연기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이 있기는 했지만, 이서진이 처음부터 ‘내과 박원장’에 확신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과 박원장’의 타겟층인 젊은층에게 모니터링을 받으며 반응을 살폈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며 작품에 대한 믿음을 얻었다.


“웹툰과 드라마는 다른 점이 있고, 웹툰만 가지고는 드라마를 만들 수 없다. 감독님이 웹툰을 원작으로 쓴 대본을 봤다. 확신이 서지는 않았다. 그런데 주변에 젊은 친구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재밌는 대본이라고 이야기하더라. 나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니라 감성도 다를 수가 있는데, 젊은 친구들은 재밌게 보겠구나 싶어 하게 됐다.”


‘내과 박원장’ 특유의 날것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인터뷰 형식으로 극이 전개되기도 하고, PPL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매력을 살리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역시도 낯설 법했지만, 이서진은 감독의 감각과 의도를 존중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과 박원장’만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형식을 해외 작품에서 봐왔고, 감독의 의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이런 시도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낯선 분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똑같이 만들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드라마만의 특징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예능처럼 인터뷰가 잠깐씩 들어가고 PPL도 카메라를 보고 하기도 했다. 하나의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몰입하기보다는 웃으면서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서진은 분장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원작 속 박 원장은 민머리지만, ‘내과 박원장’에서는 가발을 착용한 인물로 설정됐다. 그럼에도 이서진은 대머리 분장을 자처하며 드라마 중간중간 양념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여장까지 소화, 그간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마음껏 보여주며 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대머리 분장은 내가 처음부터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사실 대머리 분장은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웃겨야 하는데 잘 어울려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장이 나오는 건 몰랐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 분장팀이 욕심을 내서 눈화장도 하자는 걸 말렸다. 하지만 보는 분들은 ‘잘 어울린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는 것도 짜증이 나긴 했다.”


ⓒ후크 엔터테인먼트

마냥 웃음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었다. ‘내과 박원장’은 여느 의학 드라마가 보여주지 않은 개업의의 ‘짠내’ 가득한 현실을 담는 드라마로, 각종 코믹한 장면들이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씁쓸한 여운을 남기곤 했었다. 이서진 또한 박 원장의 애환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그려나갔다.


“나도 박원장처럼 중년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금전적 여유를 떠나 그들이 가진 심적인 부분들에 대해선 중년 누구나 가진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박 원장은 금전적 여유까지 없다 보니 거기에 연연하는 모습이 충분히 공감이 갔다. 박 원장은 의사 역할을 연기한다기보다는 힘들게 살아가는 중년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힘들게 살아가는 40대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


이러한 과정들이 이서진에게도 ‘즐거움’이 됐다. 처음 하는 대머리 분장도, 코믹 연기도 라미란과 차청화, 신은정, 김광규, 정형석 등과 함께 웃으며 연기했다는 이서진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결과보다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큰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충분히 감사할 정도로 성취를 이루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 작품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하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하겠다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가끔 대본을 보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런 것보다 안 되더라도 내가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 얼마나 더 오래 배우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내가 하면서 재밌는 작품을 선택할 것 같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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