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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영광 뒤로'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닫는 쇼트트랙 [김평호의 인상팍!]


입력 2022.03.05 07:00 수정 2022.03.04 16:56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여자대표팀 ‘쌍두마차’ 최민정과 심석희 간 갈등 진행 중

베이징서 선전 펼친 대표팀, 세계선수권 준비부터 삐걱

선수 간 갈등에 우려와 걱정 가득, 팀 분위기 악영향 우려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최민정과 심석희. ⓒ 뉴시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뜻밖에 선전으로 감동을 안겼다.


한국 대표팀은 베이징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쇼트트랙에서 한국보다 많은 메달을 딴 국가는 없다.


개막 전만 해도 개최국 중국의 홈 텃세와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부족 등 부정적 전망이 더 컸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폭풍오열하고, 남자대표팀 에이스 황대헌이 1000m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당한 뒤 1500m에서 폭풍질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온 국민이 감동하고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영광과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 쇼트트랙은 곧장 또 다른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시작부터 파행을 빚고 있다.


한 때 대표팀 ‘쌍두마차’로 활약했던 최민정과 심석희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게 주된 원인이다.


심석희는 지난해 10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A코치와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큰 비난을 받았는데 팀 동료 최민정과 김아랑을 향한 욕설이 담겨 있어 큰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서 최민정을 향한 고의충돌의혹까지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자 심석희는 최민정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심석희의 지속적인 사과 연락 시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사과 연락 중단을 요구했다.


이후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받아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심석희는 곧바로 대표팀 복귀 의사를 밝혔고,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선수촌에 입촌했다.


현재로선 두 선수의 갈등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민정은 지난 2일 진천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특정 선수가 사과를 앞세워 최민정에게 개인적인 접근 및 만남 시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자 한다”며 “훈련 이외의 장소에서 불필요한 연락과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맹과 대표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이 지칭한 특정 선수는 다름 아닌 심석희로, 최민정이 일찌감치 선 긋기에 나서며 아직 두 선수의 앙금이 풀리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논란에 고개를 숙인 심석희. ⓒ 뉴시스

이 상태에서 두 선수는 불편한 동거에 들어갔다. 심석희가 선수촌에 들어가기 전에 취재진에 편지를 전하며 사과의 뜻을 밝힌 상태지만 아직까지 최민정의 이렇다 할 반응은 없다.


현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급기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이 3주 연기되면서 최민정과 심석희의 불편한 동거가 길어지게 된 것을 걱정하고 있다.


대회에 나서도 문제다. 개인 종목이야 그렇다 쳐도 팀워크가 중시되는 계주 종목에서 최민정과 심석희의 갈등은 치명적이다. 두 선수를 바라보는 동료 선수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훈련이 될 수가 없다.


국민들은 지난 베이징동계올림픽서 여자 계주 대표팀이 은메달을 획득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하나 된 모습을 보였던 대표팀에 진정 어린 축하를 건넸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두 선수에게 팬들이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온 국민의 자랑이었던 쇼트트랙이 선수 간 갈등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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