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지켜온 상생…가맹점 중심 성장 전략
교촌 만의 교육 시스템 삼박자 이뤄 이번 성과 견인
향후 매장 콘셉트를 고도화 속도…해외시장도 개척
올해 3월로 창립 31주년을 맞는 교촌에프앤비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국내 치킨시장에서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30년간 유지하기도 힘든 시장에서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교촌의 성장은 제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가맹점 중심 상생 경영이 빛을 발한 결과로 평가된다. 교촌 내부에서는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 단계에서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넘어서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로 전년 438개 대비 8.9% 증가했다. 가맹점수는 2019년 기준 2만5471개로 전년 2만5188개 대비 1.1% 늘었다. 전체 프랜차이즈의 무려 20%가 ‘치킨집’인 가운데, 신흥강자 역시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경쟁이 극심한 치킨 시장 속 부동의 1위는 바로 ‘교촌치킨’이다. 교촌은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접 상장에 성공하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직전 연도와 비교해 13.4% 늘어난 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 치열한 치킨 경쟁 속 ‘0%’ 폐점 성과 달성
교촌치킨의 작년 가맹점 폐점률은 0%다. 지난해 말 기준 1337개 매장을 보유한 교촌은 2020년에도 단 한 곳만 폐점했다. 지난해에는 폐점 가맹점이 한 곳도 발생하지 않아 0%를 기록했다.
교촌치킨은 1991년 3월13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10평 남짓한 작은 통닭가게로 시작됐다. 권원강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재산을 투자했고, 구미공단 한켠에 탁자 10여평 남짓한 1호점 구미 송정점을 오픈하면서 치킨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교촌통닭’은 창업 초기부터 날개돋친 듯 팔린 것은 아니었다. 공과금 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시련이 지속됐지만, 계속된 연구를 통해 치킨을 180도에서 두 번 튀기는 요리법을 개발했다. 이어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마늘 간장 소스를 개발하자 서서히 입소문을 타게 됐다.
이후 창업 4년 만에 첫 가맹점을 내고, 2003년에는 가맹점이 1000개를 돌파했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2014년부터 부동의 업계 1위를 지키던 'BBQ'를 제치며 국내 1등 치킨 기업으로 올라섰다.
◇ 지속 성장 비결 열쇠…‘재투자’·‘상생’
교촌은 성장 배경으로 가맹점과의 상생을 꼽는다. 교촌은 매장 수 증대로 외형 확대에 치중하기 보단 가맹점이 질적으로 성장하도록 관리·지원해 왔다. 철저한 영업권 보호를 통한 가맹점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며 가맹점과의 상생에 힘썼다.
그 결과 가맹점 경쟁력은 본사 성장으로 이어졌다. 2020년 기준 가맹점당 연매출액은 7억4000만원으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우선 상생정책은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를 만들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교촌치킨의 남다른 품질에는 까다로운 관리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치킨과 같은 튀김 요리에서는 원재료 만큼 중요한 것이 튀김유 관리다. 일반적으로 튀김유 관리는 산가 측정을 통해 진행된다. 교촌은 품질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에도 힘쓴다.
덕분에 대표 메뉴도 많이 생겼다. 2004년 출시된 매운맛의 레드시리즈는 마니아층이 굳건한 제품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매운 맛과 그 안에 미세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맛있게 매운 맛'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엔 ‘허니시리즈’가 교촌치킨의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사양벌꿀이 아닌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한 소스로 단짠(단맛+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단일 메뉴로 교촌치킨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사업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부터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허닭'과 HMR 제품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한 뒤 정통 위트에일 '치맥'을 출시하는 등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매장 콘셉트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교촌치킨은 2025년까지 가맹점 수를 15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배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교촌이 최근 추진해 온 중대형 매장 전환 전략이 큰 효과를 보여 왔다.
더불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던 해외 사업도 올해 다시 기지개를 펼 예정이다. 교촌은 현재 6개국(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UAE 두바이)에 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5년 내 500개 이상의 해외 매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은 올해 31주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신성장 동력으로 내새운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업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진출한 중동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수제맥주 및 HMR 등 신사업은 지속적인 유통채널 발굴로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