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보고내용 99개 배척하면 안타까운 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업무보고 전격 유예와 관련해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보고내용 99개를 배척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다음 주에는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25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인수위 보고자료가 수십 페이지에 이른다"며 "법무부에 검찰국만 있는 게 아니고 검찰국 업무 중에서도 수사 지휘나 수사권 조정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이제 갈 사람"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검찰청이 전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보고한 점에 대해서는 "일선에서 불편함이 있는 모양"이라며 "큰 뼈대를 유지한다면 현실에 맞게 손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전날 법무부 업무보고를 잠정 유예했다. 박 장관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당선인 공약에 반대 의견을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인수위원들은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면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 일 후에 정권 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