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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주류로 올라선 ‘위스키’…2030 오픈런에 백화점서도 귀한 몸


입력 2022.03.31 07:04 수정 2022.03.30 16:1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1년 새 수입액 약 40% 증가, 고가 위스키 수요↑

가격 인상 소식에 ‘보이면 산다’ 매진 잇따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위스키 모습.ⓒ뉴시스

위스키 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에 저도주 트렌드까지 겹치면서 줄곧 부진을 겪어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층이 대폭 확대되면서 이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도 말 그대로 주류가 됐다.


인기 상품의 경우 구매를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은 물론 와인 일색이던 백화점 주류 행사에도 등장하는 등 귀한 몸이 됐다.


3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억9895만달러로 전년(2020.2~2021.2) 대비 39.1%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량은 1만6786톤에서 1만7055톤으로 1.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고가 상품 중심으로 수입이 늘면서 수입액은 40%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이전(2018.2~2019.2)과 비교하면 수입량은 16.8%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22.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유흥주점 등 영업이 본격적으로 제한된 2019년과 2020년에는 이전과 비교해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줄었지만 홈술, 홈파티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작년부터 가파르게 판매량이 늘고 있다.


위스키는 한 때 중장년 남성의 술이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GS25에서 위스키 구매연령대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30세대 구성비는 2020년 51.3%에서 2022년 70.8%로 약 20% 이상 확대됐다.


또 최근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오픈런과 품절 대란이 반복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발렌타인, 로얄 살루트, 시바스 리갈 등의 가격이 올랐고 내달부터는 발베니, 글렌피딕 등의 가격인상이 예고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이면 사야 한다’는 말까지 돌 정도다.


대형마트에서 할인행사가 있거나 한정판 제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명품처럼 오픈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25병 한정 판매했던 ‘히비키 하모니’는 아침 6시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면서 정식 매장 오픈 전에 품절이 됐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에서 특가로 선보인 위스키도 판매하자마자 매진됐다.


이마트에서는 올 1~2월 위스키 매출이 소주를 뛰어넘기도 했다. 이 기간 위스키는 전체 주류 매출에서 17.2%를 차지하며 16.4%를 기록한 소주를 넘어섰다. 유통업계에서는 올 1분기 전체 매출 비중에서도 위스키가 소주를 앞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백화점에서도 위스키 등 주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와인 중심이던 할인행사에 위스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1일부터 진행하는 150억원 규모 ‘와.리.페(와인&리커 페스타)’에 발베니, 맥켈란, 글렌모렌지 등 위스키 물량만 40억원 이상 준비했다.


또 백화점 업계 최초로 팀 단위의 주류 전문 조직도 신설했다. 기존에는 1~2명의 바이어가 전점의 주류 상품군을 총괄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의 헤드 소믈리에 출신인 경민석 소믈리에를 포함해 총 4명의 MZ세대로 구성된 ‘와인&리커(Wine&Liquor)’팀을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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