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상대 이롭지 않은 객기 부린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대북 억지력을 과시한 서욱 국방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며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2일 발표한 개인명의 담화에서 "지난 1일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반공화국 대결 광기를 드러냈다"며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장관을 겨냥해 "미친놈" "쓰레기"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현재 우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남측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뚜렷할 경우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국방부 장관이라는 자가 함부로 내뱉은 망언 때문에 남조선인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측에 대한 재고가 "위임에 따른 경고"라는 점을 강조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돼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정치국 회의에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4년 4개월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건하며 핵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조선에 대한 많은 재고'를 경고한 북한이 기존 남북합의를 파기하고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아마 다음 단계로 9·19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선언과 실제 행동(도발) 등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고조로 높이는 방식으로 대남 압박을 해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선제타격 같은 군사행동 감행시
서울 주요 표적과 남조선군 괴멸"
한편 북한군 최고 실세로 꼽히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 비서도 김여정 부부장과 같은날 별도 담화를 발표했다.
박 비서는 "남조선 국방부 장관 서욱이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이라는 자리에 나서서 위험한 망발을 쏟아냈다"며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놈인가 천치바보인가. 대결의식에 환장한 미친자"라고 밝혔다.
박 비서는 "남조선 국방부 장관이 선제타격을 거론하며 우리를 걸고든 이상 나도 우리 군대를 대표하여 길지 않게 한 가지만 명백히 경고하겠다"며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군부는 대결적 망동으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