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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괴롭힌 소문들 허위사실이었나


입력 2022.04.23 02:02 수정 2022.04.22 07:04        데스크 (desk@dailian.co.kr)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 불쌍한 아들’

‘젊은 여자 만나 가족 배신한 아들’

하위사실 퍼뜨린 악플러, 박수홍 형수의 절친

헛소문에 고통 최종 결론 나온다면, 피해 누가 보상

ⓒ데일리안 DB

박수홍과 그 형의 분쟁은 크게 2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1단계는 박수홍이 형에게 큰 피해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보도된 시기다. 아직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워낙 박수홍의 이미지가 좋았고, 박수홍이 피해를 당한 게 유력해보인다는 느낌의 보도들이 나오면서 박수홍에게 대중의 응원이 쏟아졌다. 이때는 20여 년에 걸쳐 보육원에 기부를 했다는 등 박수홍의 미담이 연이어 소개되기도 했다. 박수홍이 고양이 다홍이를 구조해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감동 받았다.


그러다 박수홍에게 애인이 있고 결혼한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즈음부터 박수홍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2단계의 시작이다. 일각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틀(프레임)이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 불쌍한 아들’에서 ‘젊은 여자 만나 가족 배신한 아들’로 바뀌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인데, 어쨌든 일각의 느낌이 그렇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박수홍을 비난하는 이야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구조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구매해서 거짓 사연팔이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박수홍이 형의 돈을 가로챘다’, ‘미우새 출연 당시에 이미 현재 부인과 동거 중이었다’ 등등의 이야기가 등장했고 소문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그 소문을 믿게 돼서 박수홍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엔 대중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었지만 이젠 일각의 비난 또는 의문스럽다는 시선을 받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선 박수홍에게 분노한 사람들의 단죄가 이어졌다. 바로 악플이다. 박수홍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게시판까지 찾아가서 비난을 퍼부었다.


그 결과 그가 진행을 맡았던 KBS 1TV 예능 ‘펫비타민2’가 2회 만에 막을 내리고, 출연했던 2건의 광고 계약도 해지됐다고 한다. 현재 MBN ‘속풀이쇼 동치미’를 제외하면 방송 활동이 뜸한 상태가 됐다. 박수홍의 타격도 크고 그의 부인도 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3단계라 할 만하다. 박수홍이 소문을 퍼뜨리는 악플러를 고소했는데, 그 수사과정에서 앞에서 소개한 박수홍에게 불리한 이야기들이 모두 허위사실임을 경찰이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하위사실을 퍼뜨린 악플러가 박수홍 형수의 절친이라는 보도가 나온 점이다. 악플러는 그 이야기들을 박수홍 형수에게 들었고 자기는 정말 사실로 믿고 퍼뜨렸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허위사실을 퍼뜨리긴 했지만 사실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불송치 처분이 나왔는데, 박수홍 측에서 이의제기를 해서 재수사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소문들이 허위사실로 판명 났다는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박수홍의 입지가 달라질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거기다가 SBS연예뉴스에서 박수홍이 고양이를 구조한 것이 맞는다는 동물병원 진료기록서까지 공개했다. 연이어 후속보도까지 내놨는데, 한 유튜버가 박수홍 부인이 대기업 대표의 후원을 받았고 두 사람이 미국 동반 여행을 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박수홍 측이 완전히 허위라며 박수홍 부인의 출입국기록과 금융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물증이 확실하게 있다면 유튜버의 주장도 허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수사기관에서 박수홍이 지금까지 헛소문으로 고통 받았다는 최종 결론이 나온다면, 그 피해를 누가 보상할 수 있단 말인가? 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남의 내밀한 사적인 일들을 그리 쉽게 단정 짓고, 쉽게 믿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 인터넷 문화에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한 단정과 그에 따른 단죄가 너무 쉽게 나타나는 것이 문제다. 티아라 왕따 의혹 사건, 노선영 왕따 의혹 사건, AOA 왕따 의혹 사건 등에서도 공분이 들끓으며 악인을 단죄했지만 나중에 보니 사건의 실체 자체가 모호했다. 사건은 불분명한데 대중에게 단죄 당한 사람의 상처만 깊게 남았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모르는 일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박수홍 사건의 경우는 이미 검경으로 공이 넘어가서 정식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사건 핵심인 횡령 부분에 대해서도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돌부터 던지고 보자는 식이면, 결국 단죄는 정의가 아닌 집단폭력으로 귀결될 것이다. ‘척보면 안다’고들 하는데, 자신에게 정말 그런 신적인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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