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순회하며 민심 훑은 윤석열
내각 인선 논란·지지율 하락세 고심
“지지율 제고 방안 고심이 가장 중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2박 3일 간의 지역 순회 행보를 마쳤다. 부산을 방문해 지역 최대 현안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강조하는 등 영남 민심을 어루만진 것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각종 과제가 산적해 있어, 서울에 올라온 후에는 고심에 깊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부산 범천동 상의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대회' 행사에 참석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국격을 높이고 우리 기업이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의 장"이라며 "국정과제로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앞세운 적이 있다. 이날 지역 일정을 소화하면서 공약 완수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외에도 윤 당선인은 울산 북항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지역의 산업 현장도 두루 찾았다. '영남권 민생 챙기기' 광폭행보를 이어간 셈이다.
실제 윤 당선인은 같은날 부산 반송큰시장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우리 번영의 기초인데, 이건 책에 있는 게 아니고 여러분들의 삶의 현장과 민생현장에 있다는 것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깨달았다"며 "여러분의 민생을 제가 늘 잊지 않고 국가 정책을 운영하면서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이 오는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부지방을 모두 돌면서 민심을 어루만지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주에는 대구·경북 일정을 소화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서울로 올라온 후에는 만만찮은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를 뚫고 초대 내각 구성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당선인의 경우 일부 초대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부실인사 논란'이 커지며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윤 당선인의 현재 직무 수행 평가를 보면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8%p 떨어진 42%에 그쳤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실 인사 문제'가 2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들과 관련한 논란 영향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난 조사에서 가장 높은 부정 평가 이유로 꼽혔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서 '부실 인사' 문제로 답변이 바뀐 만큼, 관련 의혹들을 돌파하는 것이 지지율 회복의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더욱 거세질 민주당의 공세를 누구러뜨리는 것도 과제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끊임 없이 쏟아지는 내각 후보자들의 논란과 의혹에도 모두 뻔뻔한 반응들 뿐"이라며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각 후보자들은 국민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르면 오는 24일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통령실 인선 여부도 논란이 될지 주목된다. 초대 내각 인선에 이어 대통령실 인선에서도 불필요한 의혹들이 제기될 경우 임기 초기 동력에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믿을 구석은 지지율"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각 인선과 국정운영을 통해 지지율 제고를 도모하는 게 가장 필수적인 상황"이라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민주당과 최악의 감정싸움을 피한 것은 일단 협치를 향한 신호로 볼 수 있지만,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문제 등 인사 청문 과정에서 추가 의혹에 따라 언제든 정국이 얼어붙을 수 있는 살얼음판 상황"이라며 "줄건 주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국민의힘의 지혜로운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