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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 작동하지 않는 증시...스태그플레이션 좌지우지


입력 2022.04.27 15:48 수정 2022.04.27 16:5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호실적 불구 주가 약세

경기 둔화 우려 커지면서 실적 차별화 장세 실종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1분기 실적 시즌이 피크를 맞았지만 실적이라는 호재가 증시에 전혀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뒤덮으며 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습이다.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가 10만85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2.25%(2500원) 하락했다.


회사는 이날 오전 1분기 실적으로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43%, 116% 증가하며 비수기임에도 역대 1분기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전일 2.78%(3000원) 상승하며 11만원선을 회복했던 주가가 호 실적을 발표한 당일에는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악재가 호 실적 호재를 아예 무력화시킨 모습이다.


이날 함께 호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도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이날 주가가 전일대비 1.85%(3000원) 하락한 15만9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16만원선이 붕괴됐다.


좋은 성적표를 받고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 2조6168억원, 영업이익 41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와 15% 증가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반도체 기판, 카메라 모듈 등 전 사업에서 고른 실적으로 1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이미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호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6만5000원)도 이날 장중 한때 6만49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25일 깜짝 호 실적을 발표했던 현대차(18만7000원)도 이날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실적 효과는 2거래일 연속 상승에 그쳤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기업들도 실적 부진 그 자체보다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기 둔화 우려가 주가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함께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25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1% 감소했다. 앞서 지난 21일 실적을 공시한 네이버도 1분기 영업이익이 3018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에 못 미쳤다.


네이버(28만500원)와 LG에너지솔루션(41만8000원)은 주가가 각각 5거래일과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실적 부진 외에 전체적으로 침체된 장의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달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종가기준, 단위:원. 자료:한국거래소)ⓒ데일리안

이때문에 당초 예상됐던 종목별 실적에 따른 차별화 장세도 나타날 여지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당분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국내 증시를 뒤덮으며 약세 장이 지속되면서 1분기 실적 효과는 아예 실종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의 악재 요인들이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워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보고 있다.


일단 내달 3일(현지시간)과 4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내달 FOMC에서는 50bp(0.5%p)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중국 봉쇄령에 따른 병목해소 지연,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따른 높은 물가 레벨 지속,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둔화 우려 등 세 가지 악재를 반영 중”이라며 “이러한 악재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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