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삼성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 분패
4월 가파른 상승세 온데간데없고 4위로 하락
자신감 재충전해야 할 시기 '봄데 프레임' 경계해야
지난 1일, 10년 만에 LG트윈스와의 3연전을 쓸어 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던 롯데 자이언츠의 4월은 그야말로 찬란했다.
무려 10년 만에 4월을 2위로 마쳤다. ‘프랜차이즈 스타’ FA 손아섭의 NC 다이노스 이적만 있었을 뿐,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어 2약으로 분류됐던 롯데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제2의 이대호’로 불리는 한동희의 돌풍 속에 팀타율 1위, 에이스 찰리 반즈와 마무리 최준용 등으로 구성된 안정된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2위를 찍었다. 탈삼진은 가장 많은데 피홈런은 가장 적을 정도로 질적으로도 우수했다.
시즌 초반에만 반짝한다는 의미를 담은 ‘봄데’ 키워드는 롯데가 보여준 결과와 내용 앞에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했다.
1위 SSG랜더스 자리까지 위협할 것 같았던 롯데는 KT위즈-삼성 라이온즈와의 6연전에서 5패를 당했다.
주초 KT전에서 찰리 반즈(3이닝 4실점)와 글렌 스파크맨(0이닝 6실점)이 조기강판 당하면서 2패를 안았다.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삼성 선발 원태인에 눌려 영봉패를 당했다. 약 3년 만에 매진 사례를 이룬 홈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치른 삼성과의 3연전에서 강력했던 타선은 빈타에 허덕였고, 수비는 다시 불안을 노출했다.
홈 스윕 위기에 몰린 8일 경기에서는 1-2 뒤진 상황에서 9회말 오승환을 공략해 2-2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4월에만 9세이브를 수확한 최준용이 10회초 오재일에게 결승 투런홈런을 내주며 2-4로 졌다.
롯데가 잘 풀리지 않을 때의 흐름, 이른바 ‘어렵게 지는’ 게임을 했다.
외국인투수가 세 차례 등판한 최근 6경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한 롯데는 5위 키움과 승차 없는 4위로 내려앉았다. 4월의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생각하면 거짓말 같은 4연패다. “이쯤 되면 (봄데는)과학입니다”라고 실망한 일부 롯데 팬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여전히 희망은 살아있다. 주초 ‘깜짝 난조’를 보였던 반즈가 8일 등판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건재를 알렸고,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마무리 김원중의 위력도 확인했다.
아쉬운 부분은 에이스가 등판했을 때, 김원중-최준용이 등판한 경기에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늘 지더라도 내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살아있을 때, 팀은 안정을 찾고 단단해진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전해야 하는 롯데가 이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봄데’라는 프레임이다. 4월의 호성적은 ‘2약’의 편견을 깬 성과로 여기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시즌을 보다 넓게 멀리 볼 수 있는 자세와 분위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