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사냥꾼' 티띠꾼, 3관왕에도 이루지 못한 한 가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1.25 15:42  수정 2025.11.25 15:42

시즌 최종전 우승하며 올해의 선수-상금왕-평균 타수 3관왕

100경기 이하 소화했음에도 벌써 통산 상금 7위에 랭크

지노 티띠꾼. ⓒ AF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한 태국의 지노 티띠꾼(22)이 3관왕을 차지하며 202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올 시즌 티띠꾼은 찬란함 그 자체다. 20개 대회에 참가해 19차례의 컷 통과를 이뤄냈고 세 차례 우승과 14번의 TOP 10을 달성하며 시즌 내내 특급 성적을 꾸준히 냈다.


티띠꾼의 경기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는 평균 타수에서도 잘 드러난다. 티띠꾼은 올 시즌 라운드당 68.68타를 기록, 평균 타수 1위에게 수여하는 베어 트로피를 획득했다. 이 수치는 LPGA 투어 역대 1위에 해당한다.


베어 트로피는 1953년 패티 버그(미국)를 시작으로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1998년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사상 첫 60타대 타수(69.99타)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알렸다. 이후 소렌스탐은 역사적인 시즌이었던 2002년 68.70타라는 범접할 수 없는 수치를 남겼다.


이후 많은 선수들이 이 기록에 도전했고, 2022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68.988타로 20년 만에 68타대를 찍었으나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기에는 무리였다.


그로부터 3년 뒤 소렌스탐을 넘어선 선수가 있으니 바로 티띠꾼이다. 그는 베어 트로피 외에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까지 휩쓸면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LPGA 투어 역대 상금 TOP 10. ⓒ 데일리안 스포츠

티띠꾼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어마어마한 상금 누적 속도다.


2022년 2승 달성과 함께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티띠꾼은 이듬해 무관으로 2년 차 징크스를 잠시 앓았으나 지난해 2승, 그리고 올 시즌 3승을 추가하며 통산 7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상금 누적액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뷔 첫 해 219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티띠꾼은 2023년 153만 달러, 2024년 605만 달러, 그리고 올 시즌 757만 달러를 추가하며 누적 상금 1736만 9400달러를 쌓는 중이다.


이로 인해 티띠꾼은 프로 데뷔 4년 차 만에 LPGA 투어 통산 상금 부문에서 단숨에 10위 이내 진입했고 올 시즌 7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특히 올 시즌과 지난해 상금은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1~2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역대 1위인 아니카 소렌스탐(2258만 달러)과는 약 500만 달러로 내년 시즌도 변함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단숨에 1위 등극도 가능하다. 티띠꾼 상금 역대 10위 이내 선수 중 유일하게 100경기를 치르지 않은 선수다.


티띠꾼이 기량도 훌륭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상금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LPGA 투어 상금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한 덕이다. 여기에 가장 많은 우승 상금(400만 달러)이 걸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한 점도 결정적이었다. 티띠꾼은 이 대회에서만 개인 총 상금의 절반이 넘는 827만 5000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노 티띠꾼. ⓒ AFP/연합뉴스

아쉬운 점도 있다. 통산 7승을 거두는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이 아직 없다는 것. 물론 기회는 있었다. 올 시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18번홀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며 연장전을 허락했고, 2차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그레이스 김에 내준 게 통한의 한으로 남았다.


시련은 또 있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회를 놓쳤던 티띠꾼은 두 달 뒤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우승 찬스를 맞이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만 기록해도 우승인 상황에서 이글 퍼트가 빗나갔고 결국 ‘4퍼트’를 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조연이 되고 말았다.


이 충격으로 펑펑 울었다고 밝힌 티띠꾼은 다시 일어섰고 지난달 중국서 열린 ‘뷰익 LPGA 상하이’에서 5차 연장 끝에 승리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그리고 티띠꾼의 성장 스토리는 이번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평균타수상 동시 석권이라는 결말로 이뤄지며 해피 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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